사회에 대하여

존경받는 부자 빌 게이츠

평화 강명옥 2005. 11. 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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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딱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같은 아파트 내에서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고 임대아파트 사람들이 이용하는 길에 쇠말뚝을 박아 멀리 돌아다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서울과 지방이 큰 차이가 나며, 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사이에 깊은 골이 있고, 같은 강남에서도 아파트 마다에는 더 큰 간격이 있으며 그 기사는 이러한 관계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난 환경이 다르고 능력과 성격이 다르고 더하여 각자의 운도 다르니 다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살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가지 명제는 같다고 본다. '다 같이 함께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이 환경, 소득, 인생불평등의 사회로부터 비롯되는 자원재분배의 편중으로 인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인이든, 국가든, 국제단체이든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많은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내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사회복지 문제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고, 기부문화라든가 자원봉사라든가 하는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내 것을 나누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참 바람직한 현상이다.

 

세계의 부가 집중되어 있는 미국에서 부자이면 세계에서 가장 큰 부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미국에서는 매년 돈을 제일 많이 번 사람과 제일 많이 기부한 사람의 명단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1990년대 중반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빌 게이츠라고 한다.

 

게이츠는 아내와 자신의 이름을 딴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었으며 재단에서는 특히 아프리카 질병 퇴치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한다고 한다. 게이츠가 유엔의 '백신과 아프리카 예방주사를 위한 글로벌연대' 프로젝트에 7억5000만 달러를 기부했는데 연간 5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의 질병 사망자수를 매년 15% 이상 줄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게이츠 자신이 주말마다 보건서적을 읽고 재단의 전략을 짜고 보건관련 국제회의에도 참여하며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노력만큼 돈을 쓰는데도 열심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이를 '게이츠의 아프리카 구하기'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한 개인이 대륙의 보건문제에 그렇게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적같이도 여겨진다. 게이츠가 돈을 많이 벌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제대로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부럽고 또 그러한 게이츠를 키워낸 미국 사회가 정말 부럽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패권이니 오만이니 하는 비판이 높아져도 미국 사회에서 희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이츠 부부의 자선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돈 벌기 빠져있는 아들에게 '자선활동을 해야한다'고 독려한 그의 아버지와 아들이 결혼식 전날 며느리에게 '둘이서 이웃에게 특별한 책임감을 가진다면 세상을 좀 더 살기좋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편지를 썼던 어머니의 생각이 오늘날의 그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문화일보/ 이미숙 워싱턴특파원 기사 참조)

 

내 것, 내 자식, 내 동창, 내 회사, 내 지역을 챙기기에도 버거워 하는 우리 사회의 빡빡한 구조 속에서 가장 잘 되고 있다는 회사가 이런 저런 이유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름 없이 빛 없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어두운 곳을 비추는 등불 역할을 하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 믿기에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저렇게 세상에 내놓을 만한 자랑스러운 부자가 나올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Poverty of purpose is far worse than poverty of purse.
 목적의 빈곤은 지갑의 빈곤보다 훨씬 더 나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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