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강박, 김박, 이박...

평화 강명옥 2005. 11. 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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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호 방식구들 모임이 있었다. 연희관 5층에 있는 세 개의 방중 딱 여섯 좌석 있는 503호실은 박사학위를 받고 나간 사람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방이다. 요즘 들어 가끔 드나드는 나를 비롯해서 여덟 사람이 모였다.

 

과정 중에 있는 사람은 여럿 있지만 일단 503호에 적을 둔 사람들과 나같이 과거에 적을 두었던 사람 그리고 자리만 비면 바로 들어올 대기순번 1번인 사람 등이다. 그야말로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만나 때로는 일대 일로 때로는 일대 이로 그리고 전체로 이야기 하는 가운데 금방 서너 시간이 지났다.

 

예전에 남편이 논문 쓰고 있는 동안 지도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옆에 있던 사람이 남편을 박사로 부르자 지도교수가 농담으로 아직 '사'까지는 가지 못했으니 '박'까지로 불러야 한다고 해서 '김박'으로 불렸던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내가 대화하는 가운데 그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가끔 집에서 '강박'이라고 불린다고 하자  모두 박장대소를 하였다.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기 전에는 모두 '과정'중에 있는 것이라 더 실감이 나는 이야기였을 지도 모르겠다.

 

진지한 자세로 모든 것을 열심히 하는 김박, 장군 출신으로 젊은이들보다 더 젊은 배박, 선선한 웃음으로 방장을 맡고 있는 이박, 믿음 좋고 능력 있는 지박, 다른 공부를 준비하다가 막바지 논문을 쓰고 있는 장박, 과의 믿음직한 선배로 많은 일을 해온 또 다른 장박, 그리고 몽골에서 와서 공부를 끝내고 돌아가면 이번에 합격한 몽골 통상부에서 한국 측업무를 맡게 될 후박....

 

모두가 나름대로의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논문 작성을 잘 마치고 각자의 분야에서 주어진 소명들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The true measure of a person is what's in the heart.
 사람의 진정한 척도는 그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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