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행사

석모도 보문사, 강화도 황복마을 그리고 마니산 참성단

평화 강명옥 2005. 12. 5. 00:44
반응형
SMALL

간만에 집에 돌아와 푹 잠을 잔 다음 날 우리는 다시 석모도에 있는 보문사를 가기 위해 강화도로 길을 떠났다. 대학교 어느 여름 방학에 친구와 함께 보문사를 간다고 갔다가 오고가는 뱃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있어 아쉽게 생각되던 곳이었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교회에 나가시기 전에 일년에 한번 초파일이면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다녀오시곤 해서 자주 이름을 듣던 곳이기도 했다.

 

배에 차를 싣고 함께 그리 멀지 않은 바닷길을 건너 석모도에 도착했고 보문사로 올라갔다. 보문사(普門寺)는 낙가산(落伽山)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 선덕여왕 635년에 회정(懷正)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다가 이곳에 와서 절을 창건하였다고 한다. 낙가는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산 이름이고 보문은 중생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한다고 한다.      

 

법당 위로 한참 계단을 올라가면 1928년 배선주 주지가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 위 암벽에 조각한 마애관음보살상(높이 9.2m, 너비가 3.3m)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천연동굴을 이용해 만든 석실에는 석가모니불을 비롯한 여러 나한상들이 안치되어 있다.

 

느긋하게 주위 사찰내부와 주위 풍경을 둘러보고 뱃시간에 맞춰 나와 마니산으로 향하였다. 가는 도중에 황복마을 표지가 있어 들렀는데 천연 황복이 나오는 시기가 아니지만 양식황복을 하는 집이 있어 들어갔다. 황복은 한반도의 서남해와 서남해로 흐르는 대형하천의 하루 및 북한에 분포하는데 강화 아니면 임진강유역에서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맛있게 황복 요리를 먹으며 창 밖의 바다를 보며 한담을 하다가 목적지인 마니산으로 향하였다. 처음에 오르는 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바람에 어머님을 모시고 오르기 시작하였는데 끝간데 없는 계단 위에서 차근차근 올라가며 보는 강화도의 바다와 평화로운 마을 풍경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결국은 해발 468m 마니산 정상에까지 올랐고 단군성조가 하늘에 국운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참성단(塹城壇)에 이르렀다. 참성단은 개천절과 전국체육대회 때 성화가 채화될 때 외에는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그 입구에서 기념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참성단 근처에서 쉬면서 우리가 한 이야기는 성화 채화 때 올라오는 것이 쉽지 않겠다는 것이었는데 등산한다는 생각이 당초 없어서였는지 상당히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건강하시지만 연세가 80이 다되신 어머님은 그 긴 계단을 다 내려오신 다음에 우리가 언제 여기를 다시 오겠느냐는 이야기를 하는데 한 말씀 하셨다.   

 

"더도 덜도 말고 꼭 내 나이 때 한번 더 오거라."

정말 어머님께 죄송한 순간이었다.

 

 

When you see someone in need, be a friend in deed.
 필요로 하는 사람을 보거든 행동으로 친구가 되어 주라.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