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장작구이 통닭

평화 강명옥 2005. 12. 16.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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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밤에 출출하고 동네한바퀴를 돌고 싶을 때 자주 가는 곳이 있다. 장작에 돌려가며 구워낸 통닭이 나오는 집인데 그 닭은 안에 찹쌀을 넣은 것이 구워지는 동안 기름기가 다 빠져서 먹기가 부드럽고 참 맛이 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좋다보니 그 집으로 출근(?)이 잦고 그러다 보니 주인집 부부와도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 도중에 이 장작구이 통닭 원조가 있는데 상당히 유명하고 그동안 부(?)도 축적하게 되었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 원조가 있는 곳이 우리가 교회로 오가는 길목 서오릉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집에 오는 길에 그 원조집을 찾아내어 한번 먹어보자고 들어갔다. 그 때가 한여름이었는데 대로변에 천막을 치고 의자와 탁자를 놓았는데 바로 숲 옆이라 그런 대로 시원하였다.

 

말 그대로 유명한 집이어서인가 상당히 사람들이 북적였다. 그런데 다른 탁자를 보니 통닭뿐만 아니라 자장면에 탕수육에 짬뽕까지 다양해서 물어보니 주문만 하면 길 건너 중국음식점에서 바로 배달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원조 장작구이 통닭을 먹어보았는데 역시 맛이 좋았고 우리도 자장면까지 시켜 먹었다. 열심히 닭을 구워내는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서 우리가 동네에 있는 장작구이집에서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했더니만 많은 이야기를 또 듣게 되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내서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유명했고 외국관광객들에게까지 맛있다고 알려져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TV에도 출연했었다고 하는데 결국은 큰돈은 벌지 못한 것이 누구나 찾아와서 하는 것을 보고는 쉽게 배워서 차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한 때는 꽤(?) 잘 벌었다고 하는데 길가를 점유하고 장사하는 것이라 구청에서 제재를 가해 자리도 많이 좁아지고 장사시간이 저녁시간으로 한정되어버렸다는 것이었다. 전성기때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씁쓸한 향수 같은 것이 배어 나왔다. 주인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통닭을 알아주고 찾아주는 손님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말을 끝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니 그 원조 집 위, 아래로 비슷한 규모의 천막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들어선 것을 보게 되었다. 진작에 프랜차이즈 등록을 하고 분점화 시켰더라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었을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돌아온 기억이 있다.

 

어찌하였건 한여름에도 즐겼던 장작구이 통닭은 날씨가 추워진 요즘 더 쫄깃쫄깃한 맛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The more we think about God's Word, the less we'll think about our worries.
 하나님 말씀을 생각할수록 걱정거리를 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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