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손님맞이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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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에 와서 처음으로 손님들을 맞았다. 남편의 동창들이 부부동반으로 북경 관광을 온 것이다.

남편이 적당한 호텔을 정해주고 북경을 안내할 관광회사까지 연결시켜 주었다. 북경에 오면 으례히 가는 대표적인 관광지 - 자금성, 만리장성, 이화원, 십삼릉 등 -를 돌아보는 3박4일의 일정이었다.

둘째 날 우리 집으로 초대하였다. 아파트 안에 내부인 전용 레스토랑이 있어 저녁식사를 그 곳에서 했다. 분위기도 깔끔하고 전통적인 중국 음식도 괜찮게 해서 가끔 이용하는 곳이다.

저녁 식사 후 집으로 올라 와서 여러 음료와 준비한 과일, 먹거리들을 놓고 밀린 이야기며 농담이며 함께 웃는 시간이 계속 되었다.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한사람씩 돌아가며 노래도 하고 함께 합창도 하며 시간이 흘러갔다.

이야기 도중에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토론도 벌어졌다. 관광 안내를 맡은 안내자가 조선족인데 한국말은 유창하지만 유적지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것에 대해 한쪽에서는 인간적으로 성실히 안내를 해서 만족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마음씀씀이도 좋지만 직업인데 똑 부러지게 설명을 해줘야 할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야기하는 가운데 각자의 인생관과 직업관까지 선명하게 나왔다.

결국 소개한 남편이 해명하기를 당초 면접을 보았는데 조금 어렵겠다 판단이 들어 바꾸려고 했으나 조선족이고 해서 차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지 못했다고 한다. 퇴짜를 맞을까봐 필사적인 모습이 딱해 보였었고 남편 또한 다른 사람에게서 추천을 받은 터라 바로 거절하기가 어려웠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타국에서 만난 남편 친구들은 좋은 구경하고 음식이며 여러 가지로 북경이 좋아졌다면서 중국이 크기는 큰 나라라는 감탄을 하였다.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냐는 새삼스러운 말과 함께 모임을 끝냈다.

고국서 온 친구들과 매일 저녁 늦게까지 어울리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남편도 오랜만에 회포를 많이 푼 듯했다.

처음 손님맞이를 치른 나의 생각.

'다행이다. 아파트 안의 레스토랑이 음식솜씨 없는 나를 구해줬어...'

(2003. 08. 07. 씀)

To love Christ is to serve Christ.
그리스도를 사랑하면 그리스도를 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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