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김치 배달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6.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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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산 길지 않은 살림을 돌아보니 대충 물가가 보인다. 과일이나 야채 등 먹거리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싸지만 그 외 공산품 가격 등은 훨씬 비싸다. 외식할 때 드는 비용은 한국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놀라운 것은 여기의 인건비이다. 운전기사를 쓰면 1,500위엔(약 225,000원), 가정부를 쓰면 1,200위엔(약 180,000원) 이다. 공무원들의 평균 임금도 1,500위엔 이란다.

반면에 아이들 중국어 학원비가 1,500위엔 이고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것은 무척 비싸다. 지인이 북경에 와서 관광 코스를 한바퀴 돌았더니 한사람 당 입장료만 1,200위엔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금성 입장료가 60위엔 이라는데 한국의 고궁 입장료와 비교해도 두 세배 비싼데 물가지수까지 포함하면 정말 비싼 가격이다.

인건비가 싼 것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공통의 현상이기는 하나 유난히 많은 인구 탓인 듯도 싶다.

며칠 전에 한국에서 사온 김치가 떨어져서 주로 한국인을 상대로 하는 도시락 집에 김치 주문을 하였다. 김치 한 근에 8위엔 인데 10위엔 이상 사면 배달을 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김치 한 포기(4근 반)을 주문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했더니 40분쯤 걸린단다.

내가 여기 지리를 아직 잘 몰랐는데 그 도시락 집은 한국인 몇 만 명이 모여 산다는 왕징 거리에 있었고 오토바이를 타고 40분 걸려야 내가 사는 동네에 올 수 가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한국 돈으로 4,500원어치 김치를 배달 받았다. 이렇게 인건비가 싸니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중국으로 몰려올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치솟는 인건비와 노사문제로 인해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국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고 하고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들어와 있는데 정말 이러다가 한국이 제조업의 공동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인터넷을 설치하러 온 기사가 연길에서 온 조선족인데 이야기를 듣자니 연길에 한국업체들이 많이 진출해서 지역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기업들도 몰려와 싼 농산품은 물론 싼 공산품으로 세계 시장을 휩쓰는 중국 경제에 휘둘릴게 더럭 겁이 난다. 앞으로 20년 후면 중국의 경제가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앞다퉈 예견하는 경제학자들의 전망이 맞아떨어진다면 1세기 전 '잠자는 사자'였던 중국이 '눈뜨고 뛰는 사자'가 될 터인데 우리나라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2003. 08. 16. 씀)

God helps those who know they are helpless.
하나님은 스스로 무력함을 아는 자들을 도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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