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국경일 리셉션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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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국경일(National Day of Republic of Korea) 리셉션이 있었다. 나로서는 태국에 근무할 때 참석해 본 이래 두 번째로 공관에서 주최하는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한 것이었다.

당시는 일을 할 때라 복장에 별다르게 신경 쓰지 않고 근무할 때와 같이 바지 정장을 입은 채로 참석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직원의 입장이 아니라 아내의 입장이라서 며칠 어떻게 할까 생각을 하였다. 통상적으로 아내들이 한복을 입는데 내가 가진 한복이 결혼 때 한 것으로 입으면 완전히 새색시 복장이라 아주 어색할 것 같아 고민하였다.

리셉션 전날 수고한 직원들과 저녁을 하고 늦게 들어온 남편 앞에서 골라 놓은 옷들을 차례로 입어 보였고 낙착된 것이 오기 전에 만들었던 권사중창단 단복이었다. 당시 권사님들이 무대복으로서 파티에서 입어도 손색이 없는 단복을 고른 덕분이었다. 검은 긴 드레스에 역시 긴 짙은 보라색 숄을 걸치고 참석하였다.

상당히 많은 손님들이 참석하였고 리셉션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대부분 손님들의 복장이 검은 색이어서 직원 부인들이 입은 한복의 화사함이 더욱 돋보였다. 어떤 외국부인들은 카메라를 들고 와서 한복이 아름답다며 우리 직원부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준비된 음식을 들며 서로 활발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손님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새삼 나의 위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몇 년 전 직원으로 참석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타국 외교관들이나 부인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기념촬영도 하고 그랬다. 그 모습을 저녁 내내 보고 있던 당시 태국인 비서가 '보스 최고'라고 좋아하며 다른 비서들에게 자랑을 했었다는데...

이번에는 아주 달랐다. 유별나게 내가 나서서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고 해서 다른 부인들처럼 조용하게 한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시간이 되어 준비한 음식을 먹고 부인들끼리 어울리다가 끝났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처럼'....

다음에는 나도 한복을 입고 나가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막상 그 때가 다가오면 어떨지 모르겠다.

(2003. 10. 13. 씀)

Time in Christ's service requires time out for renewal.
그리스도를 섬기는 삶에는 새로운 힘을 위해 쉬는 시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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