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혼합곡

평화 강명옥 2006. 5. 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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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항상 쌀과 찹쌀을 2:1로 섞어서 밥을 해먹었다. 친정어머니가 해오신 대로. 그러다가 몇 달 전부터 15곡 혼합곡을 사서 함께 불렸다가 먹기 시작하였다. 어느 날 마트에서 양곡코너를 지나가다가 혼합곡 봉투가 눈에 띄었고 예전 생각이 났기 때문이었다. 

 

찹쌀, 흑미, 보리, 현미, 찰현미, 팥, 녹두, 율무. 수수, 차조, 기장, 백태, 서리태. 밤콩, 흑태. 15가지이다.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고소하게 씹히는게 잘 넘어간다.

 

이 혼합곡이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10년이 안되었다면 내가 최초로 만들어서 해먹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십일 년 전 태국에 파견근무를 할 때였다. 나로서는 처음 혼자 살아보는 생활에 처음 내 손으로 밥을 해먹는 생활이었다. 부임한지 얼마 지나서 필요한 생활용품들과 함께 쌀과 여러 가지 잡곡들을 함께 샀다.

 

밥을 할 때마다 일일이 잡곡들을 덜어내는 것이 귀찮았던 나는 커다란 그릇에 쌀을 비롯해서 예닐곱 가지에 달하는 잡곡들을 몽땅 부어 섞어놓고 밥을 해먹었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난생 처음 봉사단원들을 집에 초대해 잡곡밥과 몇 가지 반찬을 준비해서 같이 먹었는데 이구동성으로 반찬에 대한 언급 없이 밥맛이 좋다(?)고들 해서 혼합곡의 덕을 톡톡히 본 기억이 있다.

 

혼합곡으로 한 밥은 반찬 없이 김치 하나만 비비든지 고추장에 간장을 약간 넣어서 비비면 그것으로도 꿀맛이다. 그러고 보니 이 혼합곡도 비빔밥과 비빔국수처럼 여러가지가 섞인 맛의 조화를  유난히 즐기는 나의 또 다른 취향이 되어가는 것 같다.


 

A warning heeded is a disaster avoided.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면 재앙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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