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짬밥

평화 강명옥 2006. 5. 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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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끼씩 먹고 산지 오래되었다. 대학졸업 후부터이니 가끔 세 끼씩 먹던 때를 빼도20년도 더 된 세월이다. 아침은 그저 커피 한 잔 또는 우유 한 잔으로 대신하고 점심과 저녁을 먹어왔다. 그 점심과 저녁도 집에서 먹기보다는 바깥에서 거의 먹고 지낸 셈이다.

 

대학 졸업 후 처음 들어간 기업의 점심은 내용도 양도 푸짐했다.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직원들은 잘 먹여야 한다는 그룹회장의 소신이 반영된 것이라 하였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매일 야근을 하던 때라 회사 근처에서 직원들과 저녁을 먹고 그렇게 지냈다.

 

그러다가 기숙사가 있는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가 꼬박 세끼를 챙겨 먹은 시기인데 이 때도 아침은 많이 걸렀던 생각이 난다. 밤늦게 앉아 있다가 늦잠을 많이 잤던 탓이다. 학생들을 끔찍이도 위하던 학교라 식단은 늘 싱싱했고 푸짐했고 맛있었다.

 

다시 졸업하고 들어간 직장 역시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솜씨가 뛰어난 요리사가 정성껏 해준 음식 맛에 감탄하며 먹은 적이 많았다. 역시 야근을 많이 하던 때고 저녁은 대부분직원들과 주변 음식점에서 먹고는 했다.

 

돌이켜 보면 나는 상당한 세월을 소위 '짬밥'을 많이 먹고 지냈는데 가는 곳마다 풍성하고 좋은 식단으로 먹어버릇 해서 '짬밥'은 '맛있는 밥'으로 기억하고 있다. 명동에 직장이 있을 때에는 다른 직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짬밥'을 찾아 은행연합회로 가고는 했다. 시청 옆에서 근무할 때는 규정까지 따져가며 시청 '짬밥 먹기'를 개척했다.

 

결혼 후에도 직장 생활하고 공부한다고 집에서 밥을 해먹기보다는 바깥에서 먹은 적이 더 많다. 지금도 학교 연구실에 나갈 때나 강의를 나갈 때 학교 식당을 이용한다. 역시 맛이 있다. 워낙 식성이 좋은 탓에 음식 가리지 않는 것도 한 몫을 한다.

 

누구 말대로 남이 해주는 밥은 다 맛이 있다. 누가 돼지띠 아니랄까봐....


 

The Lord gave, and the Lord has taken away; blessed be the name of the Lord. - Job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기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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