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하여

가느다란 눈이 인기라고?

평화 강명옥 2006. 5. 27.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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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구들 모임에 가면 예전에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얼굴에 점을 뺐다든지 박피를 해서 피부가 고와졌다든지 주름살을 없앴다든지 하는 말들이다. 시술도 간단하고 회복에도 그리 긴 기간이 필요하지 않고 효과가 좋다고들 한다.

 

그렇게들 조금씩 손을 댄(?) 친구들은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나이에 비해 곱고 예쁘고 해서 한참 어려 보이는 친구들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당사자들은 그럴 필요성을 느끼나보다. 

 

얼짱 붐에 이은 동안(童顔) 붐으로 인해 성형외과산업에 봄날은 계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젊은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성형외과에 남성들과 노년층 고객도 나날이 늘어간다니 그러지 않아도 외국인들 보기에 한국의 거리에서 보이는 여성들이 모두 예쁘고 멋쟁이들이라는 평가가 전 국민이 그렇더라 하는 날이 얼마 멀지 않은 것 같다.

 

효경(孝經) 첫 머리에 나오는 아래 구절은 공자(孔子)가 증자(曾子)에게 한 말로 유교를 철저하게 신봉했던 조선시절의 우리 선조들은 부모가 주신 것이라 하여 머리카락도 자르지 않고 귀하게 여겼다.

 

身體髮膚(신체발부)는 受之父母(수지부모)니,
不敢毁傷(불감훼상)이 孝之始也(효지시야)라.
"우리 몸은 털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 만큼
함부로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도의 첫걸음이다".

 

얼굴 모양을 만들기 위하여 눈을 째고, 트고, 턱을 깎고 하는 대형공사(?)를 서슴지 않는 요즘의 세태에서 보면 그야말로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

 

고교시절 불리던 여러 가지 별명 중 하나로 '관세음보살'이 있었다. 눈이 가는데다 미소(?)를 띠고 똑바로 앉아 있는 모습이 꼭 관세음보살상 같다고 해서 독어선생님이 붙여주었던 별명이다.

 

기독교신자인 내가 그렇게 불리는 것도 그런 별명을 듣는 것도 참 어색하였는데 어찌하였건 그 선생님은 복도에서 마주쳐도 수업시간에 불러도 '관세음-----'을 애용하셨고 말릴 수도 없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별명까지 얻게된 연유가 된 내 가느다란 눈이 지금은 상당히 큰 눈이 되었다. 뒤늦게 공부한다고 들어간 대학원 기숙사에서 리포트 작성하느라 가끔 밤을 새웠는데 그 때 한눈이 불편하더니 쌍거풀이 생겨서 한동안 짝짝이 눈으로 살았다.

 

그리고 이후 일을 하면서 역시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는 피곤한 생활을 하던 중 어느 날 홑꺼풀이던 눈에 쌍커풀이 생겼고 그 후로 균형 잡힌 두 눈으로 살고 있다.

 

어느 덧 흰 머리카락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는데 굳이 염색을 할 생각이 없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염색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생각이 더 많아서이다. 화장도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하고 지낸 내가 새삼스럽게 주름이 는다고 해서 손을 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이 먹으면 먹은 티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늘 그렇듯이 시대의 조류를 빨리 따라가지 못하는 평소의 생각에서 나오는 것 같다. 안경 끼고 사는 것이 아무리 불편해도 라식 수술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라든가, 얼굴에 칼을 대는 것은 내 사전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든가....

 

요즘 '쌍꺼풀 없는 가느다란 눈'이 인기라는 기사를 보고 쿡 웃음이 나왔다. .이제 눈 모양도 유행을 타는 모양이다. 기왕 생긴 쌍커풀 없앨 수도 없고...생긴 대로 살아야지. 


 

If you have trouble getting to sleep, try resting in the Lord. 
만일 불면에 시달린다면 주님 안에서 쉬도록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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