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18층까지 올라온 비둘기

평화 강명옥 2006. 7. 2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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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10층에서 살았고 지금은 18층에서 산다.

한달 여 전부터 외출할 때 가끔 베란다에 비둘기가 날아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나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유난히 높은 곳을 좋아하는 비둘기인가 보다 싶었다.
그렇게 여러 번 보면서 어떨 때는 '또 왔니?' 하는 반가움이 생기는 듯 했다.

 

책상 앞에 앉아 창문을 열면 인왕산 바위가 바로 눈앞에 가까이 보인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면 늘 창문을 열어놓는데 갑자기 무엇인가 움직임이 느껴져 고개를 들었다.

 

놀랍게도 비둘기가 베란다 턱에 앉아 창문을 통해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시선을 바꾸지도 않고 똑바로 보고 있는데 잠깐동안 그렇게 마주 보고 있었다.
보고 있는 동안에 든 생각이 '아니 저 비둘기가 나를 아는가?'

 

날개가 있으니 날수야 있겠지만 비둘기 하면 노상 땅에서 노니는 인상이 강해서 그런지 18층에서 어정거리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사람이 주목을 하고 쳐다보면 긴장이 되는 것은 당연한데 새가 쳐다보는 것도 그 못지 않게 당황스럽다는 것을 알았다.

 

한낮의 해프닝이었다.


 

As you mind your earthly duties, keep heaven in mind. 
세상 일에 종사하면서 항상 천국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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