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무우 한단

평화 강명옥 2006. 10. 3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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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수퍼에 들렀다가 '무우 한 단에 2500원'이라고 써 붙인 것을 보고 샀다.
그 한 단이 무청도 실하게 달린 커다란 무우가 7개 묶인 것이었다.

 

한 여름에 무우 한 개에 보통 1500원에서 3000원까지 주고 샀던 기억이 있는데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해서 다시 물어봤더니 맞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왜 이렇게 싸냐고 물었더니 추석이 지나서 그렇단다.


 

어찌하였건 생각지도 않았던 무 보따리를 들고 오게 되었는데 무겁긴 무거웠다.

무청을 다 떼어서 삶아 가지고 한번 먹을 양 만큼씩 비닐 팩에 넣어 냉동칸에 넣었다.
된장이나 청국장에 넣어먹을 우거지가 생기는 것도 참 흐뭇한(?) 일이다.

 

그리고 나니 쌓여있는(?) 무가 걱정이 되었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일단 한 개를 씻고 크게 썰어 놓은 다음 일부를 가지고 나물을 만들었다.
채칼로 길죽하게 썰고 물을 자근자근하게 붓고 새우젓을 간간할 정도로 넣고 끓였다.
양념은 오로지 마늘 한가지로.

 

밥에 국 말 듯이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일품이다.
입 맛 없을 때 먹기 딱 좋은 것 같다.
이것으로 쌓여있는 무 걱정을 덜었다.

 

그나저나 한동안 무 잔치가 벌어질 판이다.
무나물, 무국, 무조림....

 

 

 

The Great God who made the heavens
Keeps the stars within their bound
Still rejoices with his angels
When a poor lost soul is found!  - Bosch
우주를 창조하셔서
별들을 제 위치에 놓으신 위대한 하나님은
잃어버린 가련한 한 영혼을 찾게되면
천사들과 함께 기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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