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진로 (2) : 한국국제협력단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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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기때 산업연구원에서 인턴쉽을 하며 논문을 준비하였다. 연구원 도서실에서 논문과 관련된 자료를 많이 볼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었다.


신학대학원 진학을 우선 생각했었기에 마침 아시아연합신학대학원 교수님으로 계시던 당시 목사님께 말씀을 드리고 대학원을 방문하였었다.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신학대학원에 진학한 재학생들과 만나 대화도 나누었다. 그러나 세 번 째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신학대학원 진학은 내 길이 아니다'라는 확신이 와서 그 길은 포기하였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신문을 보던 나는 눈이 커졌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직원 채용공고가 났는데 모토가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에 기여할 인재'. 대학원 모토와 같았다. 광고를 보는 순간 '하나님이 보내시려고 하는 곳이 여기구나'하고 느꼈다.

내용을 보니 그 해 4월에 설립되었고 외교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이었다. 공채 1기생으로 경력직과 신입직원을 뽑는다는 내용이었다. 경력직의 조건을 보니 공무원 경력만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 날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하였다. 일반회사 경력인데 원서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일단 서류를 내보라고 하였다.

접수번호 1번으로 서류 제출을 하고 참 겸손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얼마 후 서류전형에 통과되었으니 필기시험을 보라는 전보가 왔다. 주일날 필기시험을 치렀고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에 겸손했던 마음이 교만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긴 여자로서 나 같은 경력도 드물지 않겠는가?'

마침 논문 마감 주일은 연구원으로부터 양해를 받아 집에서 논문을 작성하였다. 주초에 고모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부모님들이 고모 댁에 가셨고 집에는 혼자 있었다. 동생 둘 다 지방에서 회사를 다녀 그야말로 집이 텅 비었던 때였다.

밤을 낮 삼아 논문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던 수요일 낮이었다. 전화가 왔는데 "축하합니다. 필기시험 합격하셨으니 00월 00일 9시까지 오세요."라는 것이었다. 날짜를 들으며 달력을 봤어야 하는데 들으면서 주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고 논문작성을 하였다.

주임 교수님이 토요일 오후에 미국을 가신다고 오전까지 제출해 놓으라고 하셨기 때문에 금요일 밤을 새워 논문작성을 끝낸 후 토요일 오전에 제출하고 돌아와 정신 없이 잠을 잤다. 그 주일 내내 논문 마무리한다고 몇 시간 못 잤기 때문이었다. 저녁에 깨었더니 부모님들이 고모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와 계셨다.

다음날 아침 오라고 하는 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협력단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아무리 한 시간 전이라고 해도 도대체 사람이 보이지가 않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9시가 되어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숙직실에 직원이 있었다.

"오늘 면접 어떻게 되는 건가요?"
"무슨 면접이요?"
"간부직 면접이 오늘이라고 통보를 받아서 왔는데요."
"간부직은 어제 면접이 다 끝났고 다 뽑았는데요."

 

 

One truth from the Bible is worth more than all the wisdom of man.
 성경 속의 한 진리가 인간의 지혜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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