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진로 (1) : 한국국제협력단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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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던 대학원 4학기 어느 날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말에 꼭 좀 집에 오라고. 그런데 어머니 목소리가 평상시와 달랐다.
"무슨 일 있어요?" "그래, 나왔다가 가라."

토요일에 궁금해하며 집에 갔다. 어머니는 주중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셨다. 친구 분 댁에 놀러 가셨다가 그 분 딸을 만났다고 했다. 그 언니는 나보다 세 살이 위였고 순복음교회에 다닌다고 하였다.

어머니가 이제 대학원을 졸업하면 30대 중반이 되는 딸의 진로와 결혼 걱정을 하셨더니 듣고 있던 언니가 느닷없이 "아주머니는 딸 포기하세요. 그 딸 하나님한테 바쳐진 딸이에요." 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그 말에 충격을 받으셨고 그 자리에서 우셨다고 했다.

알고 봤더니 그 언니가 대언의 은사가 있고 특히 하나님 일을 해야하는데 세상일을 하는 사람은 바로 알아본다고 하였다. 어머니가 나를 오라고 하신 것은 그 언니가 나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를 따라 친구 분 댁에 가서 그 언니를 만났다. 어려서 이야기는 가끔 들었지만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그 언니는 나를 만나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였는데 요지는 내가 하나님 일을 해야하는데 세상 공부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설교자보다는 교육자로서의 사명이 있는데 자기가 보기에는 내가 다니는 작은 교회를 떠나 큰 교회로 옮기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교역자양성기관(정확히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을 다닌 뒤 가르치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나대로 기도하고 사는 생활이라 그 언니가 말하는 것을 온전히 받아 들이기가 어려웠다. 솔직하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더니 언니의 음성이 한 옥타브 올라가며 자기는 내게 한 말 스스로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고 하고싶어 한 말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어찌하였건 나를 위해 한 말이니 고맙게 받아들이고 인사하고 돌아왔다.

그 일이 있은 후 어머니는 신학을 공부하면 어떠냐고 권하셨다. 그러지 않아도 신학대학원 진학, 유학, 아니면 취업 세 가지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터였는데 제일 반대하실 줄 알았던 길을 어머니가 먼저 말씀하셔서 내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었다.

휴가기간에 성경 읽는다고 펄펄 뛰셨던 후 6년 만에 완전히 바뀌신 것이었다.

 

God speaks to those who are willing to hear Him.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을 기꺼이 들으려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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