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GIP 입학시험(2)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39
반응형
SMALL

기숙사를 감독하시는 헌장선생님이 질문하셨다.
"본인의 체력장 검사 결과를 어떻게 생각해요? 입학하게 되면 매일 새벽에 일어나 광릉수목원까지 왕복2키로를 뛰어야 하는데 감당이 되려는지?"

"제가 고등학교 체력장 이후로 12년을 운동을 하지않았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야근을 많이 해왔는데 같이 일하던 남자 직원이 쓰러졌을지언정 저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입학하고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들지 모르나 한 달이면 다른 학생들과 같이 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면접도중 갑자기 학원장님이 어느 분에게 확인하셨다.
"피터가 몇 살에 입학했지요?"

"36살입니다."
"그러면 되었구만."
나중에 입학하고 나서야 피터가 나보다 10년 위인 필리핀에서 유학 온 선배라는 것을 알았다.

마지막 질문이 떨어졌다.
"그런데 강양이 여기를 졸업하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모르겠어서 우리가 망설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가?"

"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여기서 공부를 하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할 일을 예비하셨다는 확신은 있습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데.....범위를 좁혀서 한가지만 이야기해 보게"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7년 반 넘게 일반기업에서 일을 했는데 앞으로는 공공을 위한 일을 하고 싶고 가능하면 국가의 일을 그리고 국제적인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 때 대사를 역임하셨던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우리나라가 유엔가입이 안되어서 한국사람이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요?"

미처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학원장님이 웃으시면서 한 말씀 하셨다.
"모르지요. 강양이 졸업할 무렵이면 우리나라가 유엔에 가입할 수 있을런지도..."

그 말씀에 같이 계시던 교수님들이 동시에 모두 폭소를 터뜨리셨다. 1989년 가을 그 당시 우리가 유엔에 가입한다는 것은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입학 후 내가 졸업논문을 쓰던 1991년 가을 마치 예언처럼 우리나라는 유엔에 가입을 했다.

그리고 나는 면접시 공상에 가까운 소망처럼 이야기했던 공공의 이익을 위한, 국가기관인, 그리고 국제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외무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 (KOICA)에 들어가 7년 가까이 일하게 되었다. KOICA는 내가 면접 볼 당시는 없던 기관으로 1991년에 설립되었으므로 나의 대답도 일종의 예언처럼 이루어 진 셈이다.

입학 후 어느 날 장로님이신 헌장님이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말씀하셨다.

"강명옥이 대단한 사람이야. 다른 게 아니라 GIP에 입학했다는 것 자체가...사실은 나는 나이도 많고 결혼 적령기도 넘기고 해서 불합격시키려고 했는데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순간 무엇인가가 내 목을 눌러서 말을 못했네...."


Pray as if everything depends on God; work as if everything depends on you.
 모든 것이 하나님께 달린 것처럼 기도하고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것처럼 일하라.

반응형
LIST

'일하며 느끼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직의 쓴 맛  (0) 2001.12.06
GIP 입학시험(1)  (0) 2001.12.06
진로 (1) : 한국국제협력단  (0) 2001.12.06
진로 (2) : 한국국제협력단  (0) 2001.12.06
진로 (3) : 한국국제협력단  (0) 200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