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며 느끼며

GIP 입학시험(1)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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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할까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요? 7년 반을 넘게 기업에서 무역업무를 했던 내게 무엇인가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막연히 하나님께 질문을 하고 살았다.

어쩐지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 대학원 공고를 유심히 살피던 어느 날 난 그만 웃고 말았다.

'세계 평화와 인류 복지를 위해 기여할 인재를 키우는 학교' 이름도 평화복지대학원...

요즘 세상에 이렇게 순진한 모토를 내세우는 학교도 있다니...그런데 여건이 좋았다. 2년 간 의무적인 기숙사 생활, 영어로 하는 강의, 전 학기 장학금 제공. 광야교회 예배 때 나의 대학원 진학문제를 내놓았다. 결론은 하나님이 인도하실 터이니 진행하자는 것이었다.

광릉 수목원 근처에 있는 대학원으로 찾아가 원서를 받아 가지고 오면서 물었다.

"여기 졸업생들은 지금 주로 어디에 진출해 있나요?"
원서를 주시던 선생님이 의아한 기색으로 물었다. "그것도 모르고 왔나요?"

원서를 내고 서류전형에 통과하고 영어 시험과 논문시험을 치렀다. 영어 시험지를 받아보는 순간 '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기도하고 답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토플시험을 정기적으로 쳤는데 평소 영어공부를 등한히 했다가 어느 한해 열심히 공부해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시험문제의 많은 부분이 그대로 나왔다.

그리고 체력장 검사를 받았다. 대학교 운동장에서 100미터 달리기, 오래 매달리기, 800미터 달리기, 넒이 뛰기. 12년 전 고3시절 만점을 받았던 실력이 중간 점수도 안되었다. 800미터를 뛸 때는 나보다 어린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운동장 반 바퀴가 뒤떨어졌고, 시험을 진행하던 체대교수는 측정하던 스톱워치를 끄면서 말했다.
"그냥 끝까지만 뛰세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세 번의 면접시험을 치렀다. 1차 교수님 전원의 면접, 2차 학원장님의 단독 면접, 그리고 3차 학원장님과 교수님전원이 함께 하신 면접.

수험생들은 면접을 치르고 나오면 거의 초죽음이 되었다. 그동안 살아온 날들이 낱낱이 해부되고 앞으로 평생의 꿈과 계획이 그대로 점검되어지는 면접이었다.

교수님들은 왜 내가 31살의 나이에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학교에 들어오려는지 대부분 이해 못하셨고 오히려 나를 설득하셨다. 여기 대학원을 졸업해도 지금 있는 자리로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졸업하게 되면 30 중반이 되어 버리는데 그 나이에 일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들 하신 것 같았다.

마지막 면접 때 면접장에 들어서자 학원장님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물으셨다.
"3차 면접까지 온 소감이 어때요?"
"감사합니다. 물론 교수님들께서 선택을 하시겠지만 저는 그 이전에 하나님이 결정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서 공부할 것이 있으면 합격시키실 것이고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겠지요."

내 답변에 교수님들의 표정이 굳어지셨는데 아마도 웬 광신도가(?)....하시는 것 같았다.


To the wise, God's Word is sufficient.
 현명한 사람에게는 하나님 말씀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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