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음치에서 성가대원으로...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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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목소리가 상당히 굵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났을 때 한 친구가 모습을 보지 않고 목소리만 들었을 때 웬 남자가 반에 들어 왔나 하고 돌아보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음악시간에 목소리가 올라가지 않아 늘 실기점수가 나하고 등수를 다투던 아이들과는 10점 이상의 차이가 나는 바람에 무척 애를 먹었었다. 총점 몇 점 차이로 등수가 벌어지는데 음악 한 과목에서만 그렇게 차이가 나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중학교 시절이 지나가고 고등학교가 시작되기 몇 달 전에 친구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성가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연히 알토파트에 들어갔고 성가대에서 활동한지 몇 달 후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을 때 음악시간에 테스트를 해서 학교 합창반원을 뽑았는데 놀랍게도 내가 뽑혔다. 그 감격이란 이루 말할 수 가 없었다. 스스로도 음치라고 생각했으니까...

고등학교와 졸업한 중학교는 같은 재단이었고 운동장을 같이 쓰고 있었다. 어느 날 중학교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합창단원으로 뽑혔다는 것을 말씀드렸는데 그것을 보신 중2때 담임선생님께서 중3담임선생님(음악선생님)께 저렇게 합창단원 된 것을 좋아하는데 진작 중학교 때 넣어주지 그랬느냐고 하시면서 웃으시는 것이었다. 합창단원 된 것을 자랑하러 간 셈이 되었다.

고3이 되었을 때 성악을 전공하신 음악선생님께서 음대를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셨다.
지도해서 음대를 보내실 자신이 있다고...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길이라 그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되었다.

30이 넘어 다시 교회를 다니게 되면서 성가대 활동을 하였다. 고2때 교회를 떠나면서 성가대 활동을 그만둔 뒤 12년 만에 다시 성가대원이 된 것이었다. 오늘 날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나님은 음치라고 생각하여 노래에 자신 없어했던 내게 찬양을 할 수 있는 기쁨을 주신 것이었다. 나에게 베풀어주신 여러 기적중의 하나이다.

내게는 시간 나면 찬송가를 펴놓고 계속 부르는 버릇이 있다. 몇 년 전 해외근무를 할 때 어쩌다 일이 일찍 끝나 집에 돌아오게 되면 밤이 새도록 찬송가를 부르곤 하였다.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었으므로. 1장부터 시작해서 끝장까지 부르고 싶은 찬송가를 목이 쉬도록 불렀었는데 참 은혜로운 시간들이었다.

지금도 교회 본당의 어느 자리보다 성가대 자리가 편안하고 찬양하는 시간이 좋으며 여전히 시간 나면 찬송가와 찬양집을 펴놓고 않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찬양을 한다.

어쩌다 어울려서 노래를 하게 될 때 내가 아는 가요라는 것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데 나의 노래를 듣고 난 사람들의 평은 가요가 찬송가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가요를 찬송가처럼...

하나님 앞에 가기까지 평생 찬양 드리는 삶이길 소망한다.

 

 

Any place can be the right place to witness.
 복음을 증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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