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교회 (3)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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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다닌 지 10년이 다되어 가는 1999년 가을 교회에서 2000년 1월에 화정에 교회를 짓고 헌당 예배를 드리게 되어 안수집사 및 권사 선출이 있었다.

나는 결혼 후 이런 저런 사정으로 교회 봉사도 거의 못했고 남편의 선거 출마 준비로 서울에 있을 형편도 안되었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나이가 어리니(?) 내가 그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하였다.

선출이 있던 주일 투표하고 가야지 하고 참석했는데 추천된 사람들 명단에 내가 들어 있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추천된 분들 명단 전체가 투표용지 1장에 기입되어 있었고 참석자 수의 50% 이상이면 통과되는 것이었다.

성도들의 믿음에 의해 추천된 분들 모두가 선출되었는데 그 결과를 보고 민심이 참 정확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역시 교회에서 활동을 많이 하신 분 순서대로 득표율이 좋았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기록되었다. 꼴찌로 합격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아니 선출된 것 자체가 참 민망하고 죄송한 일이었다.

'에구...앞으로는 더 활동을 못할텐데...'하는 걱정만 앞섰다.

해가 바뀌고 1월에 권사 취임 후 나는 바로 남편의 선거구로 내려가 활동을 하였다. 남편은 나보다 먼저 선거구로 이사해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아시는 분이 추천한 교회에 출석을 하고 있었다. 000명 교인이 다니는 장로교 합동 측 대형교회였다.

남편을 따라 처음 교회에 출석한 주일 아침 예배시간이었다. 새로 온 교인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 목사님이 쪽지를 보시면서 말씀하셨다.

"ㅇㅇㅇ 집사님 소개로 오신 평화 권사님. 일어나시지요."
일어나서 목사님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목사님 눈이 커지시면서
"정말 권사님 맞으세요?"
"예....."
보지 않아도 맨 앞에 앉았던 내 등뒤에 쏟아지는 성도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예배가 끝난 후 같이 가신 시어머님과 함께 목사님께 인사를 드렸다. 60대 중반이신 목사님께서 무척 궁금하셨던 모양이었다.

"도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마흔 둘입니다."
"우리 합동은 50세가 넘어야 하는데요"
"통합은 몇 년 전에 법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랬군요. 그래도 권사님이라면 여기 계시는 어머님 연세는 되셔야지요."
"......."

그 후 교회가 새로 성전을 짓고 막 이사를 했던 터이라 정리를 할 일들이 많았고 성도들이 많이들 참석해서 일을 하였는데 나도 계속 참석을 하였다. 교회 수첩에 제직 명단만 800명 가까이 되었는데 나이 드신 할머니 집사님들이 많이 계셨다. 목사님이 나에 대해 그런 말씀을 하실 만 했다.

감사했던 것은 할머니 집사님들이 나를 참 편안하게 바라봐 주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젊은 나이에 권사님이 되신 것은 하나님이 일을 많이 하시라는 것이니 얼마나 좋아요."

그로부터 한달 후 내 젊은 나이를 못마땅하게(?) 여기셨던 목사님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셨다.
그리고 주일 설교 말씀 중에 '젊은 권사'에 대해 한 말씀 하셨다.

"우리 교회도 내년에는 젊은 권사님들 뽑겠습니다. 일 좀 많이 하시라구요."

 

To take the fear out of living, put to your faith in the living God.

 삶에서 두려움을 쫓으려면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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