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교회 (1)

평화 강명옥 2001. 12. 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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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 입학하였더니 동기가 나까지 해서 7명이었다. 벨기에에서 온 요리스를 포함하여...
동기 중에 신학대학교 나온 상진이와는 면접시 대기하면서부터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었다.

학교에서는 장로님이신 헌장님께서 매주 수요일 저녁 '사랑의 모임' 예배를 인도해주셨는데 믿음이 있다는 내가 교회를 안 다닌다는 사실에 매우 걱정을 하셨다. 친구들과 하는 '광야교회'에 대해 말씀을 드렸지만 오랜 교회생활을 하신 헌장님은 그래도 교회는 다녀야 한다고 권고하셨다.
그 때는 '광야교회' 활동도 중단된 상태였다.

1학기가 끝나가던 1989년 12월 어느 날 상진이가 전도사로 갈 교회가 정해졌는데 그 교회가 누나하고 맞는 교회 같다고 꼭 한번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다. 그 때까지도 교회에 나가는 것을 결정하지 못했던 터라 마지못해 승낙을 하고 상진이가 부임한 지 1주일 뒤인 1990년 둘째 주일에 교회로 처음 찾아갔다.

충정로 아세아연합신학대학 안 자그마한 건물 안에 1층은 의료선교의원과 선교단체, 2층에 의료선교교회가 있었다. 목사님이 상진이의 학교 은사였고 내 이야기를 해 놓았던 터라 반갑게 맞아주셨다.

주일을 지내고 며칠 지나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주일에 갔던 교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친구는 이야기를 듣고 나더니 그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나도 이제 한번 나간 교회인데 하고 망설이다가 전도사인 상진이에게 이야기했고 상진이 목사님께 부탁을 드렸다. 다음 주일에 교회에 나가 목사님을 만났더니 목사님께서는 모르는 사람의 주례를 서신 적이 없지만 이번 경우에는 최전도사와 나를 보아서 맡겠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덧붙이셨다.

"자매님은 이제 이 교회에 빚졌습니다. 계속 나오셔야 합니다."

그 달 마지막 토요일 친구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하였고 목사님 말씀 마따나 빚진 나는 교회에 계속 예배를 드리러 다녔다. 방학 때는 그래도 다닐 만 하였는데 개학이 되자 광릉에서 충정로까지 가는 것이 보통 거리가 아니었다. 토요일에 집에 왔다가 갈 때는 괜찮았으나 어쩌다 주일날 아침 교회에 가자면 학교에서 버스로 읍내까지 타고 나와 다시 서울버스로 청량리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교회로 가는 시간이 거의 두시가 반 넘게 걸렸기 때문에 그런 날은 하루에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만 5시간이 넘었다. 예배가 끝나고 다시 학교로 가는 시간이 있어서 성가대 활동 외에 다른 활동은 하지 못하고 지냈다.

나를 소개한 최전도사는 부임한지 몇 달 후 사정이 생겨 교회를 그만두게 되었고 소개받아 간 나는 계속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일년이 다 되어 가는 12월 어느 주일 목사님께서 내년도 서리 집사 명단에 나를 포함시키셨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학생의 신분이고 학교가 멀어 활동도 거의 하지 못하고 무엇보다 신앙적으로 준비가 안되었다고 명단에서 빼달라고 하였다.

"그냥 이름만 달아놓으세요. 일은 하나님이 알아서 시키십니다."

그렇게 나는 '나이 많은 학생 미혼 여집사'가 되었다.

 

 


 
Keep your eyes on God and you'll soon lose sight of your fears.
 하나님께 당신의 눈을 고정시키면 두려움은 곧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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