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당신은 하늘입니다.

평화 강명옥 2001. 12. 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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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하늘입니다"
결혼 초에 남편에게 했던 나의 말이다.

이 세상에 그처럼 많은 남자 중에 하나님께서 나의 남편으로 선택해주신 귀한 사람이니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혼 전 나의 오랜 사회생활을 지켜본 친구들은 아마도 내가 결혼하면 철저한 남녀평등주의로 가사도 같이 나눠하고 모든 것을 함께 할 것이라는 예견들을 했었는데 나도 거기에 동의를 했었다.

그러나 아주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보니 그 좋은 청춘 시절을 함께 하지 못한 억울함(?)에 그저 잘해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나의 하늘 섬기기는 우선 남편이 하는 말이나 결정에는 무조건 "예"이고 "아니오"라는 거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어련히 잘 생각해서 결정을 한 것들이니 내가 판단할 때 세상이 뒤집어질 일이 아니라면 굳이 반대를 할 이유가 없다.

남편도 나를 잘 알아서 어느 때는 출근하다 말고 자신의 결정이 어떠하냐고 확인했던 것을 다시 확인 하길래 "아주 잘했어요"라고 했더니 "아니 그러지 말고 솔직한 판단을 이야기해봐"라는 것이었다. "정말 잘했다니까요"

결혼할 때 장롱부터 중요한 가구를 살 때 남편과 같이 가서 모든 것을 남편이 다 골랐고 웨딩드레스, 신혼여행복 모두 남편이 고른 것을 선택했다. 이사할 때 아파트 벽지부터 장판지 색깔에 커튼까지 모든 선택을 남편에게 맡겼고 그 선택에 이의가 전혀 없고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다.

그 다음은 집에 오면 일체 쉬는 것 외에는 다른 것에 신경을 쓰게 하지 않는 것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하루종일 고생했다고 반갑게 맞아 꼭 안아주고 양복 받아 걸고 와이셔츠, 양말 받아 세탁기에 넣고 세수하는 동안 새 수건 꺼내 들고 있고 거실 소파에 앉을 때까지 졸졸 따라다니며 시중을 든다.

저녁 후에는 잠들 때까지 "자기야 커피" "자기야 사전" "자기야 이 자료 인터넷에서 좀 찾아봐" 연이어 나오는 남편의 요청을 번개(?)같이 들어주는 행복이란...

집에서 전혀 움직일 필요가 없는 남편은 교회에서 돌아가면서 하는 점심 설거지 차례가 오면 커다란 앞치마를 두르고 열심히 참여하고 나서는 "재미있다"를 연발하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늘 집에서도 그렇게 모든 가사에 열심인줄 착각할 정도이다.

어느 날 남편은 이야기하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무섭다. 누구보다도 자기가 어떤 말을 하는 지가 제일 신경이 쓰인다"

어쩌다 나의 반응이 늦을 때 "내가 하늘이라며?" 시비를 거는 남편에게 늘 무엇이든 잘했다고 하는 나의 모습 어느 구석이 무섭다는 것인지....

 

 

Let love and faithfulness never leave you;

bind them around your neck, write them on the tablet of your heart .(Proverbs 3:3)

인자와 진리가 네게서 떠나지 말게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잠언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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