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한국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에티오피아 대통령

평화 강명옥 2007. 10. 1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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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Sodo)는 인구의 60-70%가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며 선교사들이 비교적 많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땅도 비옥한데다 연중 7-8개월 비가 내리기 때문에 농산물이 풍부한 곳이다. 소도 시장은 상설 시장이었으며 상당한 정도의 옷과 매트리스, 신발, 먹을 것들이 쌓여 팔리고 있었다.


인구 180만 명이 몰려 사는 곳으로 중심지에서 조금 벗어나면 길은 뚫려 있으나 완전 산골 마을이 되는 곳이기도 하였다. 사람 키보다 더 커다랗게 자란 옥수수 밭과 그냥 따서 먹으면 되는 바나나 나무가 즐비한 길을 따라 한 가구를 방문하였다. 아디스아바바가 해발 2500미터로 서늘한데 비해 1700-1800미터라는데 상당히 날씨가 더웠고 그래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이라고도 하였다.


우리 앞에 어떤 소년이 나뭇단을 한 짐 해가지고 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결국 가다보니 그 소년의 집이었다. 전통적으로 짚과 나뭇가지로 지은 집이었는데 아이 열 하나를 낳았다는 주부는 젖먹이 아이를 안고 있었다. 집안은 대여섯 명이 앉아 있기도 힘들만큼 비좁았고 더욱이 집의 반은 커다란 소가 차지하고 있었다. 글을 배운 적이 없어 본인의 나이를 잘 모르는 주부는 이제 그만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하였으나 남편은 아이들은 신이 주신 선물이며 스스로 한몫을 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계속 낳겠다고 하였다. 이미 제일 큰 아들은 장가를 가서 분가를 하였다는 그 집은 아마도 국가에서 가족계획에 대한 시술을 해주기 전에는 계속 아이를 낳을 것 같았다.


그 집을 오가는 도중에 여러 사람들이 지나갔는데 모두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부지런히들 가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인 우리 일행에 대해 수줍게 웃으며 지나가거나 손을 흔들었다. 꼬마들은 아예 우리 뒤를 졸졸 따라다녔으며 사진 찍히기를 무척 좋아들 하였다.


그렇게 가난한 나라임에도 지역마다 병원이 있었고 보건소가 있었으며 그 아래에 보건지소가 만들어져 있었다. 보건지소에는 간호사나 보건요원들이 파견되어 마을마다 집집마다 다니며 활동을 하고 있었다. 현재는 전국 보건지소의 60% 정도에 두 명씩의 보건요원들이 파견되어 있고 향후 모든 보건지소에 파견하겠다는 것이 에티오피아 보건정책이라고 하였다. 문제는 인력부족, 물자부족, 기술부족으로 많은 지역과 인구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소도에서 가장 큰 보건소는 영국의 NGO인 옥스팜이 지어준 것이었고 가는 곳곳마다 월드비전(World Vision), 미국원조기구(USAID), 이태리협력프로젝트 등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몇 시간씩 떨어진 산골 마을에까지 각 국의 원조기구 및 NGO들이 활동을 해왔었다는 역사가 저절로 눈에 들어왔다. 오랜 동안 외국으로부터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해 있어 NGO 부패가 만연하고 공무원들은 개인적인 이득이 없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나라에 모자란 것을 주기위해 선진국들이 쫓아다닌다는 에티오피아에서 작년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앞으로 한국의 경제발전을 벤치마킹하겠다고 선언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비용을 준비해서 한국을 배우기 위해 고급관료들이 한국으로 연수를 다녀왔다고 하였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앞으로 에티오피아를 어떤 모습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 미래가 궁금해지는 출장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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