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에티오피아에서의 남한과 북한

평화 강명옥 2007. 10. 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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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돌아보고 아디스아바바에 돌아와 묵었던 호텔로 들어가는데 로비에서 여러 동양인들과 맞부딪쳤다. 가슴에 붉은 색의 배지를 단 북한 사람들이었다. 호텔에서 묵는 동안 아침을 먹을 때 그리고 들고나는 가운데 여러 번 부딪쳤는데 피차 모르쇠 표정으로 지나쳤다.


아디스아바바 시내를 다니는 동안 유난히 큰 기념비가 눈에 띄어 물어보았더니 북한의 기념비라고 한다. 한 때 공산주의를 했던 에티오피아와 북한의 관계가 좋았고 특히 북한에서 다양한 무기를 많이 팔아서 군사 고문관들이 많이 나와 있다고 하였다.


들어보니 대사들 모임에서도 북한 대사는 혼자 다니지 않고 꼭 누군가와 동행을 하는데 아마도 감시자인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외교사절들 모임에서도 남북한 대사가 만나면 짧게 날씨 이야기정도 하고는 북한 대사가 자리를 피하고 길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단다. 적어도 아프리카에서는 우위를 점했던 과거 북한의 위상이 남북한의 경제적인 격차가 많이 벌어진 요즈음 상대적으로 북한의 활동이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


에티오피아에서 다니다보면 거리에서 젊은이들이 “China?"라고 물어올 때가 많았다. 그리고 나오는 질문이 ”Korea?"인 것을 보면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비교적 높 것 같이 보였다. 기념품상점 점원도 남한과 북한을 잘 안다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사무소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듣고 나서는 이들이 과연 남한과 북한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티오피아 정부에서 한국정부에 공적원조 프로젝트를 작성해서 제출하기로 했다는데 영 연락이 없어서 담당국장을 찾아가 확인을 했더니 이미 제출했다고 대답을 했단다. 그 문서 좀 보자고 했더니 내놓은데 수신처가 “North Korea"였고 우리가 북한이 아닌 남한이라고 했더니 당황해서 문서를 찢어버렸다고 하였다. 정부의 고위당국자가 그 정도로 원조를 주는 쪽이 어디인지 구별을 하지 못할 정도이면 문제가 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북한과 유대관계가 더 좋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같았다.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발전을 벤치마킹하겠다고 공언하고 공무원들도 나서서 한국을 배우는 단계이나 앞으로 얼마만큼 달라질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한국정부도 “Africa Initiative"를 강조하며 아프리카에 원조를 늘리는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하였으므로 좀 더 많은 협력관계가 맺어질 전망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사무소가 있는 탄자니아, 수단 등에도 다양한 원조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봉사단원들의 파견도 늘어나고 있어 사무소 인원도 증원될 것이라고 한다. 인도, 두바이로 상징되는 중동, 브라질로 대표되는 남미가 한창 경제발전을 이루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마지막개발 지대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도 아프리카연맹(Africa Union)을 만들어가며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 아프리카에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한국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맡은 역할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보여줄 결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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