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이야기

입양되어가는 에티오피아 아이들

평화 강명옥 2007. 10. 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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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을 때 만나는 일행이 있었다. 유럽 어느 나라에서 온 부부들인 것 같은데 에티오피아의 아이들 둘 또는 셋을 데리고 나타나는 것이었다. 강보에 싸인 애기부터 대여섯 살 정도의 아이들까지 다양했는데 아마도 단체로 에티오피아 아이들을 입양해가는 것 같았다. 들어보니 에티오피아 아이들을 입양해가려면 부모들이 에티오피아에 와서 일정 기간 아이들과 지내야 한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기 직전의 기간인 듯싶었다.


게 중에는 이미 자신들의 아이가 하나 혹은 둘인 사람들도 있었는데 벌써부터 큰 아이들은 입양해 가는 동생들을 귀여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입양되어 가는 아이들도 자신들과 피부 빛깔이 다른 양부모들을 잘 따르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들이 자연스러웠다. 그동안 에티오피아 여기저기를 방문하면서 아이들이 참 귀엽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 양부모들은 아이들을 안고 다니는 모습이 정말 예뻐 죽겠다는 표정이 역력하였다.


언뜻 보니 대부분 나이들이 어느 정도 든 부부들이고 보기에는 평범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보였다.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이든 아니면 인류애이든 어려운 나라 아이들을 입양해서 자식들로 키우겠다는 그 생각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그 사회에서 그러한 입양이 평범하게 여겨질 만큼 자연스럽기 때문이겠지만 개인적으로도 많은 노력이 따르는 일이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자신들의 자식에게 피부 빛깔이 다른 아이를 같은 형제자매로 키우는 것은 별다른 가르침 없이도 사람은 모두 같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인식시키는 좋은 교육이라고 여겨지는데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어찌하든 간에 차별이라든가 편견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점점 적어질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양부모들의 태도로 보아 장차 아이들이 크면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들의 고국과 고향에 데리고 올 사람들로 보였다. 어려운 나라에서 제대로 교육도 못 받고 자라느니 외국에서 잘 커서 후에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 일할 수 있다면 그것도 진정으로 인류애를 실천하고 국가간의 좋은 협력이 될 것이다.


최근 부쩍 는 국제결혼으로 피부 빛깔이 약간씩 다른 아이들이 우리나라에 늘어나고 있는데 그들에 대한 교육과 양육에 대한 정책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혼혈아들이 살아가기에 너무도 척박했던 우리 사회의 분위기도 점점 세계화 시대에 바뀌고 있다.


인구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 우리나라도 어쩌면 다른 선진국처럼 미래에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든 동남아의 아이들이든 데려다 자식으로 키울 날이 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아디스아바바에서 까만 아이들을 애지중지하며 돌보는 하얀 어른들을 보면서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리고 출장을 오기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외국에 입양되어 자란 후 조국에 찾아와 조국의 글자와 문화를 열심히 익히던 우리 입양아들을 보았던 인상이 겹쳐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전쟁고아로 너무 살기 힘들어서 버려진 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되어 갔는데 요즘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많은 아이들이 외국으로 입양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미혼모의 아이들과 이혼이 늘면서 아이들을 맡지 않으려는 부모들로부터 버려져 고아 아닌 고아들이 된 아이들이 그 대상이라고 하였다.


내 핏줄을 중시하고 입양을 하면 입양을 한 사실을 숨기고 친자식으로 호적에 올려 키우는 우리의 관습으로 인해 일부에서 공개입양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은 참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배우 안젤라 졸리 가 자신의 아이가 있음에도 캄보디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아이들을 입양하고 앞으로도 계속 입양해서 키우겠다는 외신보도를 계속 접하면서 어쩌면 미국이 많은 논란에도 세계를 이끌어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데에는 저런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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