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가수 장윤정의 굴욕

평화 강명옥 2009. 9. 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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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규모가 큰 행사에 초대를 받고 갔다.

공식적인 식순이 끝나고 저녁이 시작되자 ‘포스트 모던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 십여 명이 나와 흥겨운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학생들의 무대시간이 끝난 후 잠시 후에 사회자가 “학생들이 아직 하지 않은 곡이 있다고 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해서 돌아보았다.

 

“아마도 앵콜 곡을 준비했는데 아무도 앵콜을 하지 않으니 그냥 퇴장했다가 갈수가 없어서 나온 것 아닌가요?”

내가 한 말에 여러 명이 그런가 보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 다시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았는데 이번에는 장윤정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사람들이 다시 호기심을 가지고 무대를 보았다.

 

장윤정이 날렵한 청년 백댄서들과 함께 등장을 하였고 노래를 하였다.

노래가 끝난 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장윤정이 한마디 했다.

 

“그런데 앵콜은 안하시나요?”

 

그러자 사람들이 웃으며 여기저기서 “앵콜”을 하였는데 장윤정은 무엇을 부를까 묻더니 다시 한 곡을 불렀다.

 

참석자 들 중 무대 앞으로 가 있던 20대들 십여 명이 곡이 끝나자 환호하며 “앵콜;을 외쳤다.

 

“네, 이제야 분위기가 뜨거워지고 있네요. 진작 분위기가 뜨거웠어야 했는데요? 무엇을 부를까요?”

 

잘 들리지도 않았지만 아마도 장윤정의 노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잠시 후에 장윤정이 한마디 하고 세 번째 노래를 불렀다.

“그럼 이번에도 제 마음대로 앵콜 곡을 부르겠습니다.”

 

장윤정은 정말 노래를 잘 불렀다.

더욱이 요란한 무대복이 아니라 단정한 검은색 블라우스와 검은색에 가까운 갈색 스커트를 입고 있어 막 사무실에서 빠져 나온듯한 모습이었다.

 

모르긴 해도 장윤정이 어디 가서 앵콜을 받아보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겠다 싶었다.

앞서 학생들처럼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분위기가 앵콜을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자신의 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퇴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아마도 노래에 자신이 있어서이겠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무대복이 아니라 단정한 옷차림 또한 마음에 들었다.

 

요즘 뭔 노래가 새로 나오는지 유행하는지 잘 모르는 나지만 앞으로는 장윤정의 팬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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