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축복 (3) : 수양 아들딸들

평화 강명옥 2002. 9. 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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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나의 딸, 아들들과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 큰아들과는 12년 차를 필두로 시집 간 막내 두 딸과 19년 차가 난다. 남편의 출판 기념회를 했을 때 아들, 딸들이 와서 일을 도왔는데 축하 차 왔던 학교 동창들에게 인사를 시켰었다.

나중에 한 친구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면서 말을 하였다. "나이 차로 봐서 큰누나나 언니뻘이지 어떻게 엄마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상식적으로 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아들, 딸들과 나는 참 자연스럽다.

문득 옛날에 동갑 짜리 딸을 둘 뻔한 일이 생각났다. 중학교 2학년 때 노래를 잘하고 감수성이 뛰어난 한 친구가 어쩐 일인지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았고 나는 그 친구의 상담자 역할을 하였었다.

어느 날 이야기 하다가 친구가 내가 더 엄마 같다고 앞으로는 엄마라고 부르겠다고 해서 극구 말린 적이 있었다. 그냥 편한 친구로 그것이 안차면 언니로 생각하라고.....

남편이 총선에 출마했을 때 둘째아들이 남편의 홍보를 위해 홈페이지를 만들었었다. 선거 후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비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홈페이지 개설 비용이 0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해서 회사까지 찾아가서 오랜 시간 실토(?)하라고 닦달을 했었다고 하였다. 그래서 아들은 나와 만나게 된 경위부터 설명을 하였고 나중에는 거의 다투기(?) 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하긴 나이 겨우 13년 차의 수양엄마를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다. "어머니 제가 설명을 하면서도 저도 참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설명을 하다하다 조사관들이 이해를 못해서 나중에는 마음대로 처리하라고 하고 끝냈어요."

지난 5월 아들, 딸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잘 챙기지 못했다고 어버이 날 즈음해서 남편과 나를 초대하였다.

가족들이 모임을 많이 하는 음식점에서 아들, 딸, 사위, 손자까지 일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고 우리 집에 와서 차를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버이 날 선물까지 준비했던 자식들을 보면서 '그래 우리 이렇게 평생을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하였다.

아들, 딸들의 집안에서는 5년 전부터 젊은 수양부모(인터넷 엄마, 아빠로도 불린다)가 있다는 것을 다 아시고 있다.

둘째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을 때 아들이 "아버님, 아버님이십니다."라고 남편을 소개하였을 때 잠깐 아들 부모님의 표정에서 당혹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동안 말로는 많이 들으셨으나 막상 만나게 되자 또 다른 느낌이셨던 같았다.

한 친구가 우리 아들. 딸들을 본 뒤 그런 말을 하였다. "넌 좋겠다. 자식들이 큰다면 너와 네 수양 아들. 딸들과의 교류 그 정도일텐데 너는 힘 안들이고 그 많은 자식들을 얻었으니..."
 
Justification: Our guilt gone; Christ's goodness given.
 의롭게 됨: 우리 속에 있는 죄가 떠나고 주님의 선하심을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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