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설상가상(雪上加霜)

평화 강명옥 2003. 11. 20.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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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서 넘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의자에 앉아 있다가 앉은 채로 의자가 뒤로 넘어갔고 넘어가면서
머리가 벽에 부딪치고 어깨와 등 짝과 허리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허리에 좋다는 건강의자는 전체적으로 가벼운데 그만 내가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고
다리를 책상 밑 판자에 올리다가 균형을 잃은 것이었다.

“쾅”, “콰당” 완전히 지축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넘어졌다가 일어나면서 그래도 목이 돌아가고 팔다리가 움직이는 것에 얼마나
감사했던지 그만 “아이구, 하나님 감사합니다. 움직일 수 있게 해주셔서.”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지금 몸의 어느 부분이 아픈지 안 아픈지 구분이 안 간다.
원래 통증으로 늘 상 쑤시던 판에 전체적인 타박상을 입은 것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 되어버렸다.

머리가 띵하다 싶으면 어깨 양쪽이 쇠망치로 누르는 듯이 묵직하게 아프고 그러다가
허리 양쪽이 지끈지끈하고 이어서 등이 쑤시면서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무릎이
욱신욱신하다가 팔목이 시큰거리고 보통 난리가 아니다.

웬만하면 약을 먹지 않고 버티려는데 나도 모르게 애고소리가 자꾸 나와
진통제와 물파스를 샀다.
한동안은 물파스 냄새를 풍기며 지내야 할 것 같다.

꼼짝 못할 만큼 심하게 아픈 것이 아니니 누워 있지도 못하겠고 끙끙거리며
매일 아침이면 집을 나선다.
어제부터 통증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데 앞으로는 진통제 신세 좀 져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모른다.
그래서 아플 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사합니다”라는 감사기도를 드린다.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
누구를 탓하랴.


I can trust my loving Savior
When I hear this world's alarms;
There's no safer place of refuge
Than within His mighty arms. - Hess
세상의 위기의 소식을 들을 때
난 나의 사랑하는 구주를 믿을 수 있네.
그분의 전능하신 팔보다
더 안전한 피난처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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