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추수감사절과 과일

평화 강명옥 2005. 10. 3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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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추수감사절이면 각 교인들이 각자 감사카드와 과일들을 준비해 가지고 와서 예배 때 한 명씩 줄지어 나가 교단에 마련해 놓은 쟁반과 소쿠리에 과일을 담고 감사카드를 넣는 행사를 가진다.  그리고 입교, 세례, 유아세례를 주는 의식을 치른다.

 

추수감사주일 전 주일에 과일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는 것을 인식을 했으면서도 확인을 하지 않은 채 헌금봉투와 감사카드만 작성해서 주일 아침 교회로 출발하게 되었다. 가는 동안 남편이 올해는 과일을 드리는 행사를 하지 않는 것일까 라고 물었을 때 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교회가 커져서 생략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대답을 하였다.

 

막상 예배가 시작되었을 때 웬걸...주위 사람들 모두 옆자리에 과일 하나씩을 놓아두고 있는 것을 보게되었다. 한 사람씩 나가 과일을 드리고 감사카드를 드릴 때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나가서 감사카드를 함에 넣고 자리로 돌아오면서 지난 주 설교말씀을 떠올렸다.

 

누군가 하나님께 예물 드릴 것이 없자 자신이 그 바구니에 앉아버렸다는 이야기....그것이 바로 우리를 향한 것이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예배를 드리는 동안 내내 바구니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떠올렸다. 하나님께 드릴 만한 선물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전 날 청강이 오전 오후로 꽉 차게 있는 날이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점심 시간을 빼고는 내내 강의 듣고 토론에 참여하는 시간을 보냈다. 다 끝나고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몸 상태가 극도로 나빠지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 맥이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속으로 '살려주세요. 하나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간신히 버티고 앉아 있는데 남편과 통화가 되었고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남편이 차를 가지고 와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구토를 하고 나서는 위가 잘못되었나 싶어 소화제를 먹고는 끙끙 앓으며 잠이 들었다. 그렇게 몇 시간 자고 일어나 죽을 좀 먹고 나서 괜찮아졌다.

 

요 몇 년 새 '살려주세요, 하나님' 소리를 여러 번 하고 지나갔다. 하나님은 아마도 내가 주어진 소명을 제대로 할 때까지 계속 살려주실 것이다. 살려주셔야만 사는 내가 헌물 바구니에 앉아 있을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예배시간 내내 한 추수감사절이었다.
 
All creation points to the almighty Creator.
 모든 피조물은 전능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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