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정주영회장에 대한 소고(溯考) <1>

평화 강명옥 2005. 12. 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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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1982년)에 현대그룹에서 처음으로 대학졸업 여성을 공개 채용하였다. 그 때 약 30여명이 합격을 하였고 교육이 끝난 후 각 계열사에 두 명씩 공평(?)하게 배치되었다.

 

입사하고 나서 안 일인데 여성을 뽑자고 주장해서 성사시킨 것이 정주영 그룹회장이었으며 간부들간에 이제 드디어 '노인네가 망령이 나서 여자를 뽑으라고 했다'라는 이야기가 돌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각 계열사에 배치된 30여명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일으키며 화제가 되었었고 구경거리(?)도 되었었다. 받아들인 회사는 회사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서로 적응하느라 어려운 세월들을 보냈었다는 기억이 있다.

 

회장님은 우리 동기들이 정식으로 입사하기 전에 동부인을 해서 호텔로 점심 초대를 해주었다. 어찌 보면 생기발랄하기 보다 혈기 발랄했던 대학졸업생들이라 온갖 적극적인 또는 공격적인 질문들이 퍼부어졌었는데 너무도 여유 있게 유머로 넘기는 것이었고 그것에 우리 모두 감탄을 하고 놀랬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같이 나온 정회장의 부인에 대해 관심이 많이 쏠렸었는데 쪽머리에 깨끗하게 한복을 입은 단아한 모습에 반했고 우리의 질문에 대해 '다 회장님이 알아서 하신 것'이라는 겸손한 대답에 또 한번 놀라고 반했다.

 

그 후 우리가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 있다. '정회장님의 성공에는 저렇게 지극한 정성으로 내조하는 부인이 있었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만남에서 진심으로 느껴지는 일종의 감동 같은 것이었다.


 

Nothing can dim the beauty that shines from within.
 그 어떤 것도 내면으로부터 빛나는 아름다움을 약화시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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