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정주영회장에 대한 소고(溯考) <2>

평화 강명옥 2005. 12. 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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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 적응하느라 바쁘게 보내던 어느 날 이번에는 우리들을 회장님 댁으로 초대한다는 연락이 와서 또 한번 다들 모이게 되었다. 구입해서 지은 지 몇 십 년이 지났다는 자택은 정말 오래 된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재벌 회장 댁이라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집안 집기가 오래되고 검소한 것이었다. 눈에 띄는 전축도 몇 십 년 된 것이라는 설명에 우리는 집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접었었다. 다만 손님들을 자주 초대해서인지 식당이 무척 컸고 그 날 먹은 중국 음식이 무척 맛있었다는 기억이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들은 각자 말단 신입사원으로서 그리고 또한 개척자(?)로서의 생활을 하느라 바쁘게 살았고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대다수가 다른 길을 찾아 회사를 떠났다. 들어간지 7년 반만에 대학원 진학을 위해 회사를 떠났던 내가 제일 마지막으로 떠났고 지금은 유일하게 한 동기가 남아 꿋꿋하게 25년 가까이 일을 잘하고 있다.

 

우리 이후로 계속 여성들을 뽑았고 기혼경력자들을 뽑는 등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제법 여성 간부들도 많이 늘어 회사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고 그 사이 시대도 많이 변하였다.

 

그러나 여성은 남성들의 조력자로 생각하던 시절 ‘망령’났다는 말을 들어가면서 여성들을 뽑았고 격려를 해주었던 회장님에 대한 기억은 회사를 다니던 시절 우리들의 단골 메뉴였던 전설 같은 여러 가지 기업 신화와 함께 강하게 남아 있다.

 

사후 여러 아들들에 의해 그룹이 해체되고 예전 같은 영광이 덜해졌다고는 하나 소 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가던 정회장님의 그 기발한 노력이 후일 남북통일이 되었을 때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그리고 회장님으로부터 경영을 배운 현 서울시장이 요즘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음 국가 일을 맡길 적임자라는데 높은 점수를 받는 다는 이야기에서 또 다른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What you will be tomorrow depends on the choices you make today.
 내일의 우리 모습은 오늘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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