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초대

평화 강명옥 2005. 12. 2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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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다녔던 신우회에서 송년회를 하는데 초대를 받았다. 그만 둔 지 8년이 되어 가는데 그동안 같이 활동을 했던 동료들이 해외에 모두 파견되지 않는 한 그리고 내가 국내에 있는 동안에는 계속 송년회에 참석해왔다. 그래서 저녁을 먹고 찻집에 앉아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시켜놓고 밤늦도록 하나님 이야기와 신앙생활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복을 계속 누릴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다 보니 요 몇 년 사이에 신입 직원들이 많이 늘었다는데 정말 모임에 참석해보니 아는 얼굴이 몇 안되었다. 내 얼굴을 처음 보는 다수의 직원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내가 누구라는 것을 설명해야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꼈는데 생각해보면 이미 오래 전 그만 둔 예전 사람을 만나게 된 그 직원들이 더 다른 감회를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일하느라 바쁘던 어느 날인가 정말 이제부터는 모여 기도해야된다는 마음이 불같이 일어나 시작했던 신우회 모임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모여 예배드리고 찬양하는 시간이 되었다. 업무 특성상 누군가는 해외에 파견되어 있어야 했지만 그 명맥이 꾸준히 이어졌었고 힘든 시기에도 버텨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었었다.

 

그동안 십 몇 년의 성상이 흘렀고 특히 요즘 신입직원들 중에 신자가 많아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낯 선 직원들이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해서 그냥 편안하게 부르라고 하였다. 내가 그만 둔 때의 직책이 과장이었는데 그 때 같이 과장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팀장을 거쳐 부장들이 되었다고 해서 같이 승진을 시켜 부를 수 없는 일이어서 그냥 과장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그러나 집에 와 생각해보니 맞지 않는 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만 둔 지 오래고 같이 일한 적도 없고 현재 같은 직장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불성설이었구나 하는...아마도 다음에 만나면 그저 사회에서 만나게 된 인생 선배로 불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화기애애하게 저녁을 먹고 근처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 보니 그 짧은 시간에 많이 얼굴도 익숙해지고 친근해져서 아직 결혼을 못한 다수의 미혼 처녀총각들에게 적절한 혼처가 있으면 소개하마라는 너무 앞선 약속도 하고 말았으니...어찌하였건 내가 젊은이들을 만나는 또 다른 장이 되었다.

 

모임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것은 이제 내가 앞으로 저 신우회 송년회에 초대받는 것도 이제 마감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만난다 해도 같이 활동했던 몇 몇 사람들과의 별도 모임이 되거나.

 

앞으로도 얼굴을 기억하고 계속 초대해주면 고맙겠다는 강한(?) 요청을 끝내는 인사말로 하긴 했지만 옛날 사람이 참석하다 보니 새로 들어온 직원들에게는 전설(?) 같은 옛날 이야기를 듣는 지루할 수도 있는 시간이 되겠다 싶어서다.

 

The Christian finds safety not in the absence of danger but in the presence of God.
 그리스도인들에게 안전한 곳이란 위험이 없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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