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동생의 재취업

평화 강명옥 2006. 4. 1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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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막내 동생이 3년 간의 모험시기를 끝내고 다시 안정된 대기업에 경력직 간부로 재취업해서 첫 출근을 하였다.

 

시력이 나빠 군대를 면제받고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했던 동생은 3년 전 승진도 안되었겠다, 해외로 나가라고 하자 가족과는 떨어져서 살 수 없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었다. 몇 년 더 있으면 명퇴 할텐데 미리 나와서 자기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사표를 냈음에도 다시 들어오라고 설득하는 부서장의 설득도 마다한 동생은 부동산 사업을 한다며 다른 사업자들 밑에 들어가서 일을 배우고 중개업 시험도 준비하였다. 그러나 딱 보면 샌님 타입인 동생에게 부동산업은 그렇게 맞는 분야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간 이런 저런 일들로 마음 고생도 많이 하였는데 그렇게 어디 회사로 들어가라는 주변의 말을 들은 척도 않더니만 얼마 전 경력직 모집에 응시하였고 다시 월급 받는 생활을 하기로 했단다.

 

이제 막내 동생에 대한 기도 제목이 하나 줄었다. 지금이 힘든 시기를 벗어날 능력과 기회를 주시라고 했는데 삼 년 만에 이루어졌다.

 

막내는 꼬마 적부터 나한테 과외지도를 받으면서 전문직을 가져야 한다는 나의 주장에 따라자신의 운명은 의대인줄 알고 컸다가 전혀 가리라 생각지 않았던 3차 지망에 합격해서 졸업할 때까지 적응을 잘 못했었다. 

 

재수하겠다는 것을 말렸고, 자퇴하고 편입하겠다는 것도 말렸고, 졸업해서도 자신의 뜻에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편입하겠다는 것도 말렸고, 그렇게 해서 막내는 당시 내가 다니던 기업에 들어와 오랜 시간 지내다가 퇴직을 했던 거였다.

 

지금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게 된 동생을 보면서 과연 내가 그 당시 설득했던 과정들이 옳았던가, 그렇지 않았다면 동생의 길은 많이 달라졌었겠는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키가 제 아빠만큼 커진 조카가 중학교에 입학을 하였고, 어엿한 두 아들의 아비임에도 아직도 막내 동생을 보면 어리게 보인다.

 

대학 시절 하나님이 너무도 빨리 기도응답을 해주시는 것이 두려웠다는 동생은 하나님 곁을 떠난 지가 20년이 넘었다. 이제 하나님 앞으로 돌아와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주십사는 기도 제목이 하나 남았다.

 

그 기도도 곧 들어주시리라 믿으며 기도한다.

 

The gospel is sent to break hard hearts and to heal broken ones. 
복음서는 강퍅한 마음을 녹이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세상에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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