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팥숭늉

평화 강명옥 2006. 4. 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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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TV를 보다가 우연히 심하게 과체중인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 중 한 청년이 평소 팥에 물을 끓여서 그 끓인 물을 보리차처럼 늘 마시고 푹 삶아진 팥은 밥에다 함께 섞어서 먹는다는데 관심이 갔다. 한의사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가 팥의 성분이 먹어서 몸이 붓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팥밥, 팥떡, 팥빙수...팥이 맛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도 일상 생활 하는데 먹거리로 별로 잘 사게되지 않는 곡류인데 그렇게 숭늉으로 만들어서 먹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에서 팥을 사다가 씻어서 큰 냄비에 물을 많이 넣고 끓였다. 끓인 팥물, 팥숭늉을 식혀서 물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마시는데 그 맛이 구수하고 좋다. 삶아진 팥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심심하면(?) 꺼내서 그냥 먹는 바람에 밥에 섞어 먹을 것 없이 다 없어진다. 그 맛이 심심한 듯 하면서도 역시 맛이 좋다.

 

색이 시커먼 팥물을 주자 이번에는 또 무슨 새로운 숭늉인가 싶어 긴장했던(?) 남편은 몇 번 마시더니만 계속 잘 찾는다. 일단 맛에는 통과했다는 것이다. 평소 물을 잘 마시지 않는 나도 비교적 팥숭늉을 찾느라 냉장고 문을 자주 열게 되었다.

 

이번에 이 팥숭늉은 또 얼마나 오래 그 수명이 길지는 모르겠다. 생수에서 찻물에서 보릿물로 그리고 팥숭늉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는 우리 집 숭늉의 끝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 팥숭늉은 상당기간 오래 갈 것 같은 느낌이다.

 

기분이 그래서인가 아침이면 많이 붓던 얼굴도 그 증세가 사라진 것 같기도 하다.

 

팥을 사온 봉지 겉에 '赤豆'라고 써 있던데 그렇다면 이 팥숭늉은 '赤豆水'가 되는 것인가?

 

 

Never give your word unless you intend to keep it. 
지키지 않을 약속은 절대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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