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털레기 추어탕

평화 강명옥 2006. 11. 2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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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두 번은 저녁에 서오릉 길을 왕복으로 다녀오게 된다.

차 통행은 별로 많지 않은데 길 양 옆으로 은근히 음식점들이 많다.


주일 저녁예배와 수요저녁예배를 드리고 오는 길에 한번씩 들러 맛을 본 지 꽤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늘 가는 집이 여러 곳 생겼다.


가볍게 먹고 싶을 때에는 장작구이 통닭을 먹는다.

길 가로 여러 집이 나란히 있는데 우리는 보통 원조라고 불리는 곳으로 간다.

기름기도 다 빠지고 바삭바삭한 고기가 먹기 부드럽다.


더 출출할 때에는 다슬기 집으로 간다.

주로 다슬기 쌈밥을 먹는데 야채는 손해 보겠다 싶을 정도로 푸짐하게 준다.

탁자에 앉으면 바로 내오는 다슬기를 따먹는 재미도 좋다.

가끔은 다슬기 토장국도 먹고 다슬기 삼계탕도 먹는다.


가끔씩은 해장국 집으로 간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감자탕, 해장국 집은 거의 24시간 영업을 한다.

뼈해장국도 괜찮고 콩나물국밥도 입맛을 돋우는 음식들이다.


지난주에는 시장기가 없어 그냥 지나치려다가 섭섭하다고 먹기로 한 적이 있다.

너무 늦게 결정을 하는 바람에 우리가 가는 집을 다 지나쳤다.

그래서 처음 가보는 추어탕 집을 들어가게 되었다.


가볍게 먹느라 추어탕을 먹고 나왔는데 메뉴 중에 털레기 추어탕이 눈길을 끌었다.

뭐냐고 했더니 미꾸라지를 넣고 칼칼하게 해서 국수를 넣어 먹는 것이란다.

경기도 파주 근처 지역에서 주로 해먹던 음식이라고 하였다.


쉬는 날 그 털레기가 궁금해서 갔다.

통미꾸라지를 넣어서도 하는데 우리는 갈아서 해달라고 했다.

야채, 새우, 버섯 등을 넣고 고추장을 풀어 넣었는데 전혀 미꾸라지 냄새가 나지 않았다.

담백한 매운탕 맛이 나는데 처음부터 함께 넣은 칼국수 맛이 좋았다.

다 먹을 즈음 소면을 삶아서 따로 내오더니 넣어주어 먹었다.


미꾸라지가 지천으로 냇가에 널려 있던 시절 동네사람들끼리 있는 야채 넣고 국수 넣어

함께 끓여 먹었을 장면이 떠오른다.

정겨운 음식이다.


나는 추어탕을 먹으면 갑자기 들깨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긴다.

그래서 서너 숟가락을 떠서 넣게 되는데 결국 작은 통을 다 비우게 된다.

내가 음식에 들깨 넣는 것을 보고 주인의 눈이 화등잔만하게 커졌다는 이야기를 돌아오는 길에 들었다.


앞으로 종종 가게 될 단골 음식점인데 더 이상 주인을 놀라게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God's purpose for today's events may not be seen till tomorrow.

오늘 일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은 내일이 되어야만 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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