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서로를 천사라고 부르며

평화 강명옥 2006. 11. 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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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에 내가 남편에게 한숨을 쉬며 한 말이 있다.


“자기는 천사네요. 천사...요즘 그렇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천사에게 ‘강 천사’로 불리며 산다.

착한 사람 눈에 비친 내가 착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천사라고 불리는 사람의 마음속에도 부글부글 끓는 것이 있으며 억울한 심정이 있으며 옳고 그름의 판단이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다 표현하고 살지는 않는다.

피차 말을 안 해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감당해야 할 십자가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피하지 못할 일이라면 기꺼이 하자, 즐겁게 하자, 소망을 가지고 하자.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다.


나를 아는 여러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얼굴이 반쪽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막상 만나면 너무도 평안한 얼굴에 놀라게 된다고 한다.


“참 좋겠어요. 어떤 힘든 일이 닥쳐도 다 하나님 안에서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잖아요.”

“맞아요.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열심히 기도하세요. 말씀 읽구요. 세상살이 힘든 게 아니고 다음에는 어떤 길로 인도하실까 기대가 되곤 합니다.”


생활의 기폭이 적은 지인들 눈에는 내가 살아가는 길이 변화무쌍하게 보일 듯도 싶다.

그러나 내 옆에 천사가 있어 그 변화무쌍한 길도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끼고 산다.

그리고 이 천사를 만나고 함께 모든 것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러지 않아도 ‘신혼 부부’ ‘닭살 부부’ ‘젖은 낙엽 부부’로 불리며 가끔씩 한 소리 듣는다.

지난 번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천사라고 부른다고 하자,

“으악! 이젠 천사래 서로. 못 말려.“ 모 권사님이 한 옥타브 올리며 한 말씀이다.


그런데 사실이다.

 

“자기는 천사야, 정말 언젠가는 하나님이 넘치는 복을 주실 거에요.”

“강 천사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우리의 일상 레파토리이다.


People with a heart for God have a heart for people.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사람들을 향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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