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이야기

마리아와 마르다

평화 강명옥 2003. 7. 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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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1학기가 끝나면서 다니던 교회를 그만두었다. 교회학생회 일을 맡았을 때 엄청 꾸중을 하시던 엄마에게 임기가 끝나면 그만두겠다고 약속을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공부한답시고 교회까지 떠났던 나는 이유 없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성적이 급락을 했고
당초 가려던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로 진학을 했다. 돌이켜 보면 차라리 착실히 교회를 다녔더라면 오히려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헛헛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에 떠난 지 28년 만에 동생 가족들과 함께 옛날 모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동생은 내가 교회를 떠난 뒤에도 지금까지 계속 교회를 다니고 있다. 교회는 규모가 커져서 원래 있던 교회터를 다른 교회에 넘기고 근처에 넓은 터를 잡아 크게 교회를 짓고 이사를 했는데 처음 들어가 본 것이다. 넓은 주차장은 물론 근처 주택가 골목은 성도들의 차로 넘쳤다.

예배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본당 옆에 마련된 휴게실에서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실 때였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여선교회 회장이라는 성도가 올케에게 여선교회 활동에 참가할 것을 권유 하면서 이야기를 붙여왔다.


교회가 크고 사람도 많지만 정작 일하는 사람만 일한다고 하며 도와달라고 했다. 올케는 결혼 후 시부모를 모시면서 삼남매를 낳고 키우느라 교회 봉사활동을 하기가 어려웠다. 여선교회 회장과 올케의 이야기를 옆에서 들으면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그래 마르다는 고달프지...'

예수님이 마르다의 집에 가셨을 때 마르다는 준비하는 일로 매우 바빴으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
발아래 앉아 말씀만을 듣고만 있었다. 이에 마르다는 예수님께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지 아니하시나이까 저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라고 청한다.

이에 예수님은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그러나 몇 가지만 하든지
혹 한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룹성경공부시간에 이 부분을 공부할 때 참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었다. 교회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그룹원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서도 심정적으로는 마르다에 대해 동정적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마르다일까 마리아일까?


Someday the scales of justice will be perfectly balanced.
언젠가는 공의의 심판이 완전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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