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평화 강명옥 2005. 12. 2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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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 신우회 송년 모임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처럼 그만 둔 사람들에 대한 소식도 듣게 되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소속 기관에서만 파견 나오지만 처음부터 국제협력에 관련된 여러 부처의 일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기관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그 부처에서 간부진들이 파견 나와 기본적으로는 2년 또는 연장해서 3년 동안 일을 하고 돌아갔었다.

 

그렇게 파견 나왔던 많은 사람들 중에 신우회에 참석하여 꾸준하게 같이 믿음 생활을 했던 유일한 분이 있었다. 당시 우리 기관에서 부장의 직책이었는데 그 후 기관으로 돌아가 직급도 올라갔었지만 여전히 우리사이에서는 부장으로 불린다.  

 

바쁜 공직 생활에도 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를 꾸준히 하며 기도를 많이 했던 그 부장님은 우리 기관에 파견되어 신우회 활동을 하는 동안 진심으로 수요일 점심 약속을 거의 하지 않고 참석을 했었다.

 

기억나는 것은 어느 날인가 그만 깜빡(?)하고 점심 약속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기도회를 시작하는데 나타난 것이었다. 알고 보니 신우회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마음에 걸려 약속을 취소하고 왔다는 것이었다. 당시 몇 명 모이지 않던 시절이라  마치 돌아온 탕자(?)처럼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온 것처럼 반갑게 환영했던 적이 있다.

 

이후 부장님은 본 부처로 돌아갔고 다시 청와대에도 파견되어 근무하였었는데 언젠가 휴직을 하고 연변과기대에 봉사차원의 강의를 하러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이후 이야기를 들은 셈인데 그렇게 연변에서 4년 이상을 온전한 자원봉사로 보내던 중 부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였다.

 

지금은 그렇게도 승승장구하며 주변에서 부러워하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났으며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에 있을 때 마침 소장으로 파견 나가 있던 실장님 댁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어떻게 자원봉사를 하게되었는가 하는 신앙간증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듣게 된 것이었다.

 

높은 자리(?)에서 그야말로 볼 꼴(?) 못 볼 꼴(?)을 봐가며 일하는 동안 세상에서 바라보는 출세 길보다는 믿음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결국은 자원봉사로 그리고 늦은 나이에 하나님의 일을 하는 신학을 공부하는 길로 가게 된 것이었다.    

 

함께 출장을 간 어떤 직원의 말이 부장님이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성경을 펼쳐들더니 내릴 때까지 보는 것에 질렸다(?) 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새삼 우리가 가는 길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Live today as if you will stand before God tomorrow.
 내일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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