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북해공원에서 뱃놀이를 하다 (중국)

평화 강명옥 2006. 1. 1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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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오후에 모처럼 밖에서 저녁을 먹고 북해공원에를 갔다. 저녁 6시가 한참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사람들이 공원에 입장을 많이 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일인당 10위엔(1,500원)이었는데 나중에 공원을 나오고서야 입장만 할 수 있는 표를 샀어야 했다는 것을 알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한 곳에 몰려있어 무슨 일인가 하고 보았더니 사람들이 커다란 대빗자루 만한 붓으로 돌 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도 상당한 달필들이었다. 여기 중국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북해공원은 구궁 서북부에 있으며 遼, 今, 元, 明, 淸 다섯 왕조의 역대 황제의 궁중 정원이었다고 한다. 총면적은 약 71만㎡로 북해가 절반 이상이고 이 북해에 중해· 남해(현재는 공산당
간부의 주거지로 이용되며 中南海라고 불림)가 연결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불노불사(不老不死)와 관련된 전설을 담은 一池三山(태액지:太掖池, 봉래산:蓬萊山, 영주:瀛洲, 방장:方丈)이라는 독특한 궁정 양식이 있는데 북해공원이 이 양식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공원 중심에 있는 경도(瓊島)에는 높이 35.9미터의 라마교식 불탑인 백탑(白塔)과 영안사(永安寺) 등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북해의 북쪽 강가에는 청대에 만들어진 주롱 벽(九龍壁- 고궁에 있는 것과 大同에 있는 것을 합쳐 三九龍壁이라고 함)이 있다. ("세계를 간다 중국" 참조)

입구를 지나자 바로 배를 탈 수 있는 곳이 나와 빌렸다. 배는 4사람이 앉을 수 있게 되어 있었고 두 사람이 발로 자전거를 타듯이 굴리면 움직였다.  한가롭게 물 속으로 새까닥질을 하는 오리 한 쌍을 좇아갔다. 바람이 시원했고 물 냄새가 시원했으며 호수 주변의 나무들이 늘어뜨린 가지들도 보기에 시원했다.

언젠가 산정호수에 가서 남편과 둘이서 배를 탔던 생각이 나서 새삼스러웠다. 그 때야 이렇게 훗날 중국에서 뱃놀이를 하는 날이 오리라 생각이나 했었겠는가?

가만히 보니 배 지붕에서 거미가 거미줄을 타고 줄줄 내려오고 있었다. 역시 중국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만 하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또 하나 밤늦게까지 그 넓은 호수에서 여러 사람이 뱃놀이를 하는데도 구명조끼가 없었다. 워낙 사고가 없어서 그런 건지 무심해서 그런 건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북해공원의 호수 한가운데를 떠다니는 뱃놀이는 정말 평안했다.

(2003. 08. 24. 씀)


A world in darkness needs the light of the gospel.
어둠에 덮인 세상은 복음의 빛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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