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노라니

색소폰 연주자와 나홀로 청중

평화 강명옥 2006. 3. 25. 13:29
반응형
SMALL

요사이 보름간 남편이 새로 시작하여 열중하고 있는 것이 색소폰이다. 남편은 워낙 음악을 좋아해서 노래하고, 작곡하고,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한다.

 

보름 전 아버지에게 다녀온 날 친정에 모였는데 큰 동생이 교회에서 남선교회 회원들이 색소폰강의를 함께 들었다며 힘들게(?) 곡을 불었다. 시작은 했지만 그동안 바빠서 진도는 많이 나가지 못했다는데 그래도 그렇게 시작한 것이 참 잘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그 날밤 남편의 발동이 걸렸다. 몇 년 전부터 색소폰에 관심이 있었던 차에 해보고 싶다해서 그리 하시라고 했다. 나이 들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고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데 늘 남편의 열정이 고맙기까지(?) 하다.

 

남편은 그 날밤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색소폰에 대하여, 그리고 연주법에 대하여 찾아보고, 연주곡을 들어보고 하였다. 다음 날 남편은 당장 학원에 등록을 하였고 여러 가지 고심을 한 끝에 알토색소폰을 구입하였다.

 

그렇게 색소폰을 시작한지 보름이 지났는데 외출한 김에 남편이 연습을 하고 있는 곳에 들렀다. 워낙 악기를 좋아해서 보통 기초 부는 연습을 해야할 때이지만 이미 웬만한 곡은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연습실에 있는 의자에 앉아 남편이 색소폰을 연주하는 것을 들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슈베르트 자장가', 'Love me tender', '애니 로우리' ...

 

평소 남편이 바이올린을 켤 때 나 홀로 청중인 나는 남편이 열심히 연주하는 색소폰을 들으며 새삼 남편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색소폰 소리가 워낙 커서 집에서 할 수 없어 그렇지, 그렇지 않았다면 매일 색소폰 연주를 들었을 것이다.

 

새로운 악기에 빠지면서 그 시간이 무척 좋다는 남편의 행복해 하는 얼굴을 보는 것이 나 역시 무척 좋다. 처음에 같이 하자고 했는데 강의와 논문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껴 다음 기회에 배우기로 하였다. 

 

나는 남편 옆에서 남편이 무엇을 연주하든 기쁘게 듣는 영원한 청중이요, 남편은 내가 무엇을 하든 밀어주는 영원한 지지자이다.


 

A well-read Bible is the companion of a well-fed soul. 
잘 읽은 성경은 충만한 영혼의 동반자이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