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애(1) 6년 전 1996년 7월 31일도 올해처럼 수요일이었다. 이 사실은 내가 두고두고 기억할 수밖에 없는 날이다. 그 날은 신우회에서 회원들이 출석하던 교회에 가서 함께 수요예배를 드리는 순회예배의 마지막 순서가 있던 날이었다. 여의도의 순복음교회였는데 다른 신우들은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나를 포함..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4) 밤새 잠을 못자고 장 검사를 한 뒤 피곤하고 힘들어서 종일 잠을 자고 있는데 오후에 전화가 왔다. 대학원 동기생 둘이 결혼하여 미국 콜롬비아법과대학원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의 인턴쉽 관계로 소개를 한 적이 있었고 그 날 사무실에 다녀갔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내가 소개..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5) 총장님이 온 뒤 사무실 직원들 몇 명이 병문안을 왔다. 병실 밖 등나무 밑 의자에 앉아 같이 들 이야기를 하다가 직원들이 먼저 자리를 떴다. 자연스럽게 총장님은 남았고 그 자리에서 왜 혼자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하였다. 혼자 살게 된 경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은 후 총장님이 돌아간 시간은 ..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6) 한강둔치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가족들로 넘쳐 났다. 우리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이야기에 취해 밤을 새웠다. 아침에 총장님은 나를 병원에 데려다 주고 바로 출근을 했고 나는 바로 병원 기도실로 올라갔다. 떠나면서 총장님이 남긴 한마디. “목요일에 퇴원할 때 부모님 오시지 말라고 해요. 내..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7) 소개를 받아도 선을 봐도 절대 애프터를 하지 않고 독야청청 잘 지냈던 나는 늘 결혼의 조건으로 하나님을 믿을 것 그리고 사랑할 것을 이야기했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 나이에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늘 있었다.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사랑해서보다는 적당한 조건의 사람..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8)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져 정신없이 지내는 나날들이 흘러갔다. 그러던 8월 어느 토요일, 여성관련 국제워크샵에 참석하고 있던 중에 같이 참석하였던 이과장께 전화가 왔다. 다음 주에 있는 인사 때 해외발령을 내려고 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전화를 끊은 이과장은 아무래도 내가 해외파견자 명단에 들..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9) 나중에 알고 봤더니 협력단에서 예비신랑이 혼자 사는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사람이 두 사람 있었다. 이과장은 해외출장 갔다가 예비신랑의 동기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예비신랑과 동갑이었던 김과장은 본부에 친구가 있는데 진작 이야기를 들.. 살아가노라니 2002.08.21
바람만 불면 흔들리는 남편 결혼 결심하고 시작한 데이트는 네 달 갔고 그 기간동안 우리가 주로 갔던 곳은 남산과 한강이었다. 남산의 타워에 올라가 밥을 먹으며 빙빙 돌아가는 서울 야경을 보는 재미는 자주 봐도 재미있었다. 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나무 냄새를 맡으며 손잡고 걷는 것도 좋았다. 한강은 워낙 더위를 잘 타는..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 후일담(1) 서로 결혼을 결정하고 나서 지방에 계시는 시댁에 인사를 갔다. 그 때 시어머니로부터 자초지종에 대해 듣게 되었다. 당시 부장은 혼자 살다 보니 매주 집에 내려갔고 그 때 사무실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곤 했단다. 어느 날은 사무실의 노처녀집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란다. 부.. 살아가노라니 2002.08.21
열애 후일담(2) 결혼을 결정하고 당초 소개시키고자 했던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너의 대답도 듣기 전에 일이 그렇게 진행되어버렸다고. 친구는 처음에 나로부터 전화로 이야기를 듣는 동안 자기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듣자마자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뭐하고 해서 하나.. 살아가노라니 2002.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