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2) 막내 동생은 나와 나이 차가 나는 관계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내게서 공부를 배웠다. 대학 다니던 시절 동네꼬마들을 모아 과외공부를 시킬 때 막내 동생 학년 위주로 모아서 가르쳤기 때문이다. 너무 예쁘게 생겨서 아기 적에는 온 동네 사람들이 안아보려고 애썼던 동생이다. 누나인 내가 데리.. 살아가노라니 2003.09.16
겉보기 멀쩡한 것에 감사 여기 오는 것이 몸이 아파 몇 달씩 미뤄졌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 모임에 갈 때마다 인사를 많이 받는다. '이제 몸이 좀 어떠냐? 다 나았느냐?'는 것이 주인사인데 아직 시원한 대답을 못하고 있다. 여전히 밤이면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리고 아파서 잠자면서도 통증을 느껴 잠자리가 편하지 못.. 살아가노라니 2003.09.14
선물 얼마 전에 직원 부인이 집에 인사를 왔다. 오전에 왔는데 손에 커다란 접시를 들었고 보니 녹두와 호박을 얹어 직접 만든 떡이었다. 뜨뜻한 떡을 받으며 손수 만들어 식기 전에 들고 온 부인이 새삼 다시 보였고 그 정성 때문에 고맙기도 했다. 그 떡과 더불어 받은 또 다른 선물은 향내가 나는 큰 장식.. 살아가노라니 2003.09.05
만걸음 채우기 요즈음 저녁을 먹고 나서 바람이 시원해지는 때면 딸과 함께 양말을 챙기고 운동화를 신고 나선다. 몇 걸음 걷는가 확실하게 세기 위해 며칠 전에 만보기를 두 개 샀다. 아파트 안쪽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한바퀴 돌면 약 400보가 되고 25바퀴를 돌면 10000보가 된다. 오늘로서 아파트 산책로를 돈.. 살아가노라니 2003.07.31
사랑의 빚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로마서 13:1) 이제 출발하는 날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새삼 작별 인사를 하려니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아 그냥 조용히 떠나기로 했다. 결혼 전에 해외 파견 나갈 당시에도 송별 모임 하는데 거의 .. 살아가노라니 2003.07.10
월하빙인(月下氷人) 몇 년 전 우연하게 월하빙인이 되었던 적이 있다. 언제 봐도 늘 싱글싱글 웃는 좋은 인상의 대학원 후배와 성실하고 착한 교회 자매를 소개시켜준 것이었다. 두 사람 다 늦다면 늦은 나이였는데 착실하다는 것과 착한 인상이 비슷해서 짝이지 싶었던 것이었다. 처음 둘을 소개해주고 나서 들은 말이 자.. 살아가노라니 2003.07.08
우연히... 병원에 가려면 전철을 타고 가는데 한번은 갈아타야 한다. 전날 잠을 못 자는 바람에 비몽사몽간에 눈을 감고 환승역에 내려 의자에 자리가 있길 래 눈감고 앉는데 누가 옆에서 부르는 것 같아 돌아보았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내가 가장 오랫동안 들어온 호칭이 과장이라 졸린 가운데서도 귀에 들어 .. 살아가노라니 2003.07.06
올빼미족 요즈음 점차로 '밤을 잊은 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밤새 영화를 보여주는 영화관의 관객이 늘고 밤새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늘고 있단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찜질방부터 24시간 편의점은 그만큼 밤을 새우는 올빼미족들이 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의 각 사이트는 24시간 개방되.. 살아가노라니 2003.07.05
후배 내게는 '선배님' 또는 '누님','언니'라 부르는 후배들이 상당히 많다. 기숙사에서 친 형제자매처럼 같이 지내며 공부한 대학원 시절을 보낸 덕분이다. 그리고 기수가 멀리 떨어진 후배들도 처음 만나도 늘 알던 사람처럼 친숙하게 대하게 되는 대학원의 전통과 풍토 때문이기도 하다. 그 후배들 중 나이.. 살아가노라니 2003.07.02
잃어버린 계절들 지난 가을 교통사고를 당한 이래 내 생활에서 일상과 계절이 실종되었다. 50일간의 입원과 퇴원후의 통원치료로 인해 원하지 않는 치료를 목적으로 사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오전 늦게 아니면 오후에 일어나 매일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고 일주일에 두 번씩 통증치료를 받으러 가다보니 모든 활동을 접.. 살아가노라니 2003.07.01